증권
스톡옵션만 200억대…코스닥 바이오·게임社 대표 돈방석
입력 2019-04-01 18:57  | 수정 2019-04-01 23:45
◆ 2018 상장사 임직원 보수 공개 ◆
지난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통해 200억원이 넘는 '돈방석'에 앉은 코스닥 상장사 임직원들이 나왔다. 자기 회사 주식이 오르면서 차익을 실현한 사례로 이들은 지난해 주요 그룹 오너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것이다. 일반 급여에 비해 성과급 비중이 높은 증권가에서 고액 자산가를 유치한 일반 직원이 해당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사례가 작년에도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김성철 에이치엘비 대표이사가 작년에 보수 265억4000만원을 받았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사는 보수를 5억원 이상 받은 임직원의 보수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에이치엘비는 김 대표가 회사에서 부여받은 스톡옵션 행사로만 265억40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기간 후 일정 수량의 자기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일정 기간 이후 주가가 오르면 이를 되팔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벤처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붙잡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김 대표는 보통주 27만주 기준으로 주당 8202원(총 22억1454만원)에 받은 스톡옵션을 작년 9월 14일 주당 10만6500원에 시간 외 매매로 팔았다. 김 대표 포함 임직원 5명은 이 같은 스톡옵션과 일반 급여를 통해 지난해 총 66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았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는 구명정과 유리섬유 파이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지만 바이오 기업으로 분류된다.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을 개발 중인 미국 자회사 LSKB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1일 기준 시가총액은 3조1427억원이다.
더블유게임즈·휴젤·신라젠 등도 자사 주식이 작년 큰 폭으로 올라 스톡옵션이 행사된 사례다.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은 지난해 4월 스톡옵션을 행사해 225억65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그 외에도 근로소득 3억7500만원, 상여금 7억500만원을 보수로 받아 작년 총보수 236억4500만원을 신고했다. 더블유게임즈는 미국 등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소셜 카지노 업체다.

보톡스업체인 휴젤의 권순우 부사장도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로 184억3100만원 차익을 얻어 총보수 186억5000만원을 받았다. 항암치료제 '펙사벡'을 연구개발하는 코스닥 시총 3위 신라젠의 지성권 전 부사장(사내이사)과 박철 전 사외이사 모두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로 각각 103억3500만원, 98억5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증권업계에서는 CEO보다 높은 보수를 받은 임직원이 속출했다. 상반기 고액 연봉자로 화제를 모았던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전 차장은 지난해 총 23억3300만원을 받아 회사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15억7700만원)보다 7억5800만원을 더 받았다. 그러나 작년 말 퇴사 후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해 이연된 성과급을 포기하면서 '연봉킹'이 되지는 못했다.
한국투자증권 내 연봉킹은 증권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인 유상호 부회장(대표이사)으로 총보수 24억6900만원을 수령했다. 김 전 차장과 같은 부서에 있던 김성락 전 전무도 연말 미래에셋대우로 이직하면서 이연된 성과급을 포기해 총보수 23억6500만원을 받았다.
작년 NH투자증권에서 직원 2명이 CEO인 정영채 사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아 화제다. 프라이빗뱅커(PB)인 서충모·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보 대우는 지난해 보수 총액으로 각각 14억9200만원, 13억6200만원을 받았다. 정영채 사장은 작년 보수로 13억4900만원을 신고했다.
유안타증권 S&T부문 대표였던 전태선 전무는 지난해 6월 말 회사를 퇴사하면서 보수 총액 12억4000만원(퇴직금 포함)을 받았다. 황웨이청 유안타증권 사장(12억1400만원)과 서명석 사장(11억4500만원)보다도 높은 보수를 받은 셈이다.
IBK투자증권에서는 김승현 전무(캐피탈마켓 사업부문장)가 연봉 16억8900만원을 받은 반면 김영규 사장은 5억원 미만으로 공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권 현직 CEO 가운데 '연봉킹'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으로 지난해 총 34억100만원을 받았다. 현대카드에서 22억5700만원, 현대커머셜에서 11억4000만원을 수령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5억5800만원으로 2위,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24억46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문일호 기자 / 조희영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