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强달러 주춤하자…외국인 `바이코리아` 시동
입력 2019-04-01 17:44  | 수정 2019-04-01 20:05
코스피시장이 저평가 매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신흥국에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코스피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이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도 예정돼 있어 환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달러 강세를 경계하는 의견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61포인트(1.29% ) 오른 2168.28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1.03% 상승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순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2487억원어치, 기관은 18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최근 이틀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1~10.8배 수준으로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사라지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1130원대에 위치한 원화가치가 코스피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한금융투자는 1110~1140원 전후의 환율이 외국인 순매수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원화가치는 달러당 1134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외국인 순매수가 가장 컸던 환율 분포를 보면 1120원에서 1140원 구간이었다고 밝혔다. 이때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2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어서 1100원에서 1120원 구간일 때는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1140원을 넘어서면 외국인 수급이 급격히 악화되고 1160원이 넘으면 외국인 자금은 순매도로 돌아선다.
이 연구원은 "미국, 중국, 유럽의 경제지표가 추가로 나빠지지 않는다면 3월 말 나빠졌던 투자심리가 점차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율 안정과 함께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의 원화 강세가 중장기적 추세로 굳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중 달러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초·중반 이후엔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리스크 약화 등으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진정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은 경기 둔화 우려로 원화가치가 제한된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점차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에 기여할 수 있는 3가지 변수로 환율, 이익, 정책을 꼽았다. 이 가운데 환율에 대해선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와 성장률 하향 조정, 미국과 독일 간 금리 차 등을 생각하면 달러는 완만한 약세, 신흥국 통화는 완만한 강세 기조가 전망된다"고 했다.
다만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정치 일정으로 유로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다"며 "유럽 경기 약화나 브렉시트 이슈, 28일 스페인 조기 총선에서 반EU 정당 및 극우정당 강세가 나타나는 것 등은 유로화 약세 요인이며 이로 인해 달러화의 강세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4월 중순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통상 환율보고서 이슈가 불거질 경우 달러화는 약세 흐름을 보였다. 증권업계는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보고서 발표가 외국인에게 환율적인 측면에서 우호적일 수 있지만 악재가 부각될 경우 지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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