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슈진단] 여전한 악재, 유럽發 불확실성
입력 2019-04-01 17:06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는 달러 약세를 기대케 했다. 연방준비제도는 2019년 점도표를 2회 금리 인상에서 0회로 하향 조정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도 앞서 예고했던 4분기보다 이른 9월 말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자산 규모는 5월부터 줄여 나간다. 점도표를 1회 금리 인상으로 하향 조정하고, 연내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는 평가다.
3월 FOMC 회의 이후 달러 방향은 시장 기대와 어긋났다. 3월 FOMC 회의 이후 달러화는 직전 고점을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1140원에 근접했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가 불황 공포를 자극했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유럽발 정치·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세하며 달러 강세 압력을 높였다.
주목할 부분은 유로존 경제다. 유로존 경제가 정상화를 넘어서는 회복을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인내심보다는 의구심이 커지는 시점이다. 독일의 자동차 생산이 정상화되더라도 이는 회복이 아닌 둔화의 연장선일 것으로 본다. 최근 가파른 제조업 경기 하강의 배경이 중국발 수요 충격 때문이라면 향후 독일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수가 수출 부진을 상쇄시켜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가계 저축률은 금융위기 이전 고점 수준에 도달했다. 독일 가계가 소비 대신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화살이 유로존, 특히 독일로 향한다면 회복에 대한 기대는 꺾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 부과라는 카드를 갖고 있다.

침체 국면에 진입한 이탈리아는 유로존 경제의 또 다른 위험 요소다. 하반기에도 이탈리아 경제 역성장이 지속되거나 경기 불안이 증폭된다면 재정지출 예산안을 둘러싼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연합(EU) 간 갈등과 그로 인한 유로존 분열 문제가 재연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한국 코스피는 달러 향배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경기와 기업 실적 등 투자 환경이 코스피에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는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둔화가 가세하며 2019년 코스피 상장사 이익 규모가 크게 감소하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적 전망이 현재보다 추가로 하향 조정된다면 적정 코스피 수준은 현재보다 낮아진다. 자연히 코스피가 더욱 하락할 위험도 커진다. 하반기 코스피 변동성 확대, 지수 하락 가능성을 경계한다. 펀더멘털 환경을 차치하더라도 달러 강세 재개와 신흥국 통화 약세는 코스피시장에 또 다른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다. 특히 원화 약세가 외국인 차익 실현 욕구로 이어진다면 코스피 하락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 기간이 6개월 이상이라면 점진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단기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속 상승세)도 조기 종료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봐야 할 시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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