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실리콘 태양전지에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결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제조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성능 한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의 최경진·송명훈 교수 연구진은 국내 기업인 신성E&G와 함께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탠덤'은 서로 보완적인 두 개 이상의 광흡수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다중 접합 태양전지의 탠덤 구조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 3월 1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실험실 환경에서 21.19%의 에너지 전환 효율을 달성해 탠덤 태양전지 가운데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최경진 교수는 "향후 상용화 연구에 돌입하면 실제 효율은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태양광 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는 효율을 높이거나 제조비용을 낮추는 데 모두 한계에 도달했다. 이미 이론적인 최대 효율(29%)에 가까운 26.6%까지 다가섰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태양전지의 전력생산 단가가 W(와트)당 0.16달러 이하로 떨어져 수익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개발되고 있긴 하지만 안정성 측면에서는 아직 실리콘 태양전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이론적으로 에너지 전환 효율을 30% 이상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예측돼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대 효율 한계를 뛰어 넘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생산공정을 그대로 쓰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을 더해 저비용·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제조 단가가 가장 낮은 실리콘 태양전지를 아랫부분에 쓰고 그 위에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쌓았다. 광학적인 계산 설계 덕분에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제작됐다는 게 연구진 측의 설명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찬울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단일 접합 태양전지에서는 태양광 흡수 범위가 정해져 있어 다른 영역의 태양광이 투과되거나 열에너지로 낭비되는 문제가 있는데, 이번에 개발한 탠덤 구조의 태양전지는 투과되거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경진 교수는 "태양광 산업에서도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로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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