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된 가운데 속비닐 사용을 두고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이 본격 적용됨에 따라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실태 점검에 나섰다.
제재 대상은 전국 대형마트 2000여 곳과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 1만1000여곳, 백화점, 복합상점가(쇼핑몰) 등이다. 환경부는 이들 매장에서 일회용 사용금지 조치를 위반 시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과태료 300만원까지 부과한다.
지난 1월부터 석달간 계도 기간을 거쳤지만 현장에서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닐봉투 사용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이른바 '속 비닐(비닐롤백)'의 사용 여부를 놓고 특히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속 비닐은 대형마트나 슈퍼 등에서 흔히 과일과 수산물 매대 옆에 놓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말한다.
그 동안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등에서 생선·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 판매대에서 쉽게 속 비닐을 뜯어 상품을 담아갔다. 속 비닐 사용이 익숙한 많은 고객들이 단속이 시작된 첫날에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속 비닐을 찾다가 유통업체 직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는 모습이다.
한 대형마트 직원은 "계도 기간 중에도 속 비닐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해 상품을 담아오는 분들에게는 다른 장바구니 사용을 요청했다"며 "정부 단속이 시작된 만큼 더 철저히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속 비닐 사용 등을 허용한 몇 가지 예외 사례가 있는데 이 때문에 소비자들 혼란이 더 커지기도 한다.
환경부는 생선이나 고기, 두부처럼 액체가 샐 수 있는 제품에 한해서는 비닐봉투 사용을 허용키로 했다. 아이스크림처럼 내용물이 녹을 수 있는 제품이나 흙 묻은 채소도 규제 적용에서 제외했다. 반면 온도 차이로 인해 생기는 단순 수분이 있는 제품은 속 비닐 사용이 불가능하다. 결국 같은 채소나 과일을 둔 매대에서 종류마다 속 비닐 사용 여부가 갈리다보니 소비자들 사이 혼선은 생기는 것.
서울 서대문구 한 슈퍼에서 만난 주부 박 모씨는 "생선이나 채소 다 속 비닐 사용이 어렵다면 모를까 일부는 또 사용할 수 있다고 해 더 헷갈린다"며 "수분이 생기고 안 생기고의 여부 역시 어떻게 판단내리면 좋을 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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