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對 50만원'. 2019년 현재 우리나라 병원급 의료기관 중 도수치료 비용이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가격이다. 치료 부위와 치료 시간, 그리고 병원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감안해도 무려 166배의 격차다. 도수치료는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진료비 부담은 오롯이 환자의 몫이다.
보건복지부(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이 같은 사항을 포함한 '2019년 비급여 진료비용' 주요 분석 내용을 지난 31일 공개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현황을 조사하고 공개할 것을 규정한 의료법 제45조의2에 따라 지난 1~2월 병원급 의료기관 3825곳으로부터 340개의 비급여 항목 진료비 정보를 취합해 정리한 결과다.
지난해 207항목을 공개한 것과 비교하면 133항목이 순증했다, 166항목이 신규로 추가되고 33항목은 삭제됐다. 고형우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시민단체·전문가·언론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며 가격비교 요구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공개범위를 확대했다"며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의 생애주기별 관심항목을 추가로 발굴하는 등 다양한 영역의 비급여 공개를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신규로 조사대상에 포함된 항목 중 예방접종, 초음파 검사 등 일부 항목에서는 병원 간 진료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영유아에게 치명적인 '로타바이러스' 예방접종료는 최저 4만 4300원에서 최고 15만원으로 3.4배 차이를 보였다. 상급종합, 종합병원, 병원, 요양병원 등 병원 종별로 진료비용을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한 값인 중간금액은 9~10만원으로 최고가격 쪽에 가까웠다. 중간금액이 17~18만원인 대상포진 예방접종료도 최저-최고 가격 간 차이가 2.7배에 달했다.
경동맥 혈관 초음파 검사 비용은 최저 1만원, 최고 30만원으로 30배 차이가 났다. 병원 종별 내에서만 비교해도 최저-최고 금액 격차는 28배까지 벌어졌다. 하지-동맥 혈관 초음파 검사 비용도 최대 24배까지 차이가 발생했다. 심평원은 병원에 따라 치료에 걸리는 시간과 장비 가격의 편차가 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와 올해의 진료비 공개 대상에 모두 포함된 항목은 143개로 이중 53.1%에 해당하는 76개 항목에서 병원 간 평균가격의 편차 정도를 나타내는 값인 변동계수가 감소했다. 전년 대비 최고금액과 중간금액이 인상된 비율이 인하된 비율보다 적게는 13%p에서 많게는 24%p까지 높게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진료비가 상향 평준화됐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저금액과 최고금액 모두가 높아진 항목은 흉부초음파검사료(유방·겨드랑이), 치과 인공 치아(임플란트) 등 8개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임플란트 최저금액은 50만원으로 작년 대비 11.1% 상승했다. 최고금액도 431만 82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만원 가까이 올랐다. 반대로 최저금액과 최고금액이 동시에 인하된 항목은 자기공명영상법(MRI) 진단료(고관절-일반), C형간염(HCV) 항체검사 등 14항목이었다. MRI 진단료의 경우 올해 최저금액이 10만원으로 작년 최저금액 20만원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위와 같은 2019년 비급여 진료비용 전체 현황은 심평원 홈페이지와 '건강정보' 어플에서 4월 1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별 또는 항목별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특정항목의 병원규모별 최저금액, 최고금액, 중간금액 및 평균금액도 같이 제공돼 본인이 내원하는 의료기관의 진료비 수준을 다른 곳과 비교하며 가늠할 수 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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