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환경개선 효과 '미미'…"석유소비 고작 0.3% 줄인다"

전기버스, 석유대체 능력 전기차의 3배…"보급 확대해야"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의 환경개선 효과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기차로 인해 줄어드는 석유 소비량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0.3%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석유 수요 증가분의 약 3% 수준에 그칩니다.

BNEF는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지난 1∼2월 소비량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10%씩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현대·기아자동차가 판매한 전기차만 10만대에 가까웠지만, 석유 소비량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로 인해 석유 소비가 줄고 있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2030년까지도 석유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BNEF는 향후 전기차 시장이 석유 소비에 미칠 영향력은 지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2040년에는 전기차가 석유 수요를 일일 640만 배럴 이상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올해 전기버스로 인해 사라지게 될 석유 수요가 전기 승용차로 인해 줄어들 수요의 약 3배에 달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BNEF는 "버스는 사이즈가 크고, 하루 중 대부분이 운행 상태이기 때문에 석유 수요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전기버스 보급량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한국전기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버스 보급 대수는 157대에 불과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 환경부가 300대 규모로 보조금을 확대했지만, 지난해 보조금 예산이 200대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보급 대수가 그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전기버스 가격이 너무 비싸 지자체 보조금 없이 성장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