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깐깐`해진 회계 감사에 지연공시·기간연장 2배 쑥

'깐깐해진' 회계감사에 상장사들이 감사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하거나 아예 제출 기한을 연기하는 사례가 작년의 2배를 넘어섰다. 부적정한 감사의견을 받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장사 숫자도 급증했다.
2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코스닥 상장법인으로 이날까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을 공시한 상장사는 61곳이다. 작년 같은 기간(28곳)과 비교해 2.2배 급증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 코스피 상장사가 20곳, 코스닥에서 41곳이 지연 공시를 했다.
상장사들은 최소한 주총 일주일 전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올해 LS 등 대기업조차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이 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감사를 마무리하지 못했거나 감사의견을 두고 상장사와 의견 차이가 있을 때 발생한다. 이 같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으로 인한 상장사 불이익은 없다. 다만 4월 1일까지 감사보고서를 첨부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과 함께 주식 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같은 달 10일까지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된다.
사업보고서 제출을 법정 시한 이후로 미루는 상장사들도 크게 늘어났다. 29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감사보고서를 준비하지 못해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을 4월 8일까지 연장하겠다고 신고하겠다고 한 곳은 7곳이다. 작년에 이 같은 연장 신고 상장사가 3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은 상장사의 지연·연기 공시에 관리종목 지정이 늘어난 것은 새 외부감사법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라진 외감법은 감사인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면서 회계 기준 위반이나 오류가 드러나면 징계로 이어진다. 한편 500여 곳의 상장사 주총이 집중된 29일, 넷마블 주총에선 해외 자금조달을 위한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외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DR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넷마블이 넥슨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이 같은 정관 변경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NHN엔터테인먼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각각 사명에서 엔터테인먼트를 빼고 'NHN' '위메이드'로 변경했다.
[문일호 기자 / 정슬기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