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에 타는 수법으로 성범죄에 주로 쓰이는 향정신성의약품인 일명 '물뽕'(GHB)을 해외에서 밀반입한 일당과 구매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물뽕은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약품이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공급책들은 전현직 연예인 매니저인 것으로 조사돼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
경남지방경찰청은 GHB를 비롯해 조피클론(수면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과 불법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공급책 A(43·남)씨와 배송책 B(25·여)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총책 C(41·남)씨를 인터폴과 공조해 추적에 나선 한편 이들로부터 약을 구입한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일행은 중국에 있는 총책과 공모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와 SNS를 통해 서울, 부산, 광주, 제주 등 국내에 거주하는 23명에게 780만원가량을 판매했다. 이들은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편의점 택배 등을 통해 배송했다. 공급책인 A씨와 총책 C씨는 전·현직 연예인 매니저 일을 하면서 서로 알게 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이들로부터 약을 구입한 이들은 대부분 20대~40대 회사원, 자영업자 등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미처 팔지 못한 GHB와 조피클론 등 마약류와 발기부전치료제 등 시가 1억6000만원 상당을 B씨의 주거지에서 발견해 전량 압수했다.
김대규 마약수사대장은 "생활고 시달리는 매니저들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간 것 같다. 연예인들이 연루된 정황은 현재까지 찾지 못했지만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중국에서 불법으로 마약을 밀반입한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구매자에 대한 수사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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