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현장]김상중·채시라·유동근…`더 뱅커`, 끝판왕 등판이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연기신(神)이 한 자리에 모였다. 출연진만으로도 믿고 볼만한 드라마 '더 뱅커'가 가벼운 터치와 묵직한 메시지를 자신하며 당찬 출정식을 가졌다.
27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MBC 새 수목드라마 '더 뱅커'(극본 서은정 오혜란 배상욱/연출 이재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더 뱅커'는 대한은행 대기발령 1순위 지점장 노대호가 뜻밖에 본점의 감사로 승진해 '능력치 만렙' 감사실 요원들과 함께 조직의 부정부패 사건들을 파헤치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이다.
이재진 PD는 "금융 오피스 수사극을 표방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금융 드라마의 탈을 쓴 정치 드라마라 생각한다. 은행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을 보여주고 있고, 그 권력다툼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돈이 어떻게 흘러 갈등이 시작됐는지, 이를 감사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PD는 "금융 드라마 중 은행을 택한 게 기존 드라마와 다르다 생각한다. 돈에 대한 욕망을 잡는다면 증권이나 주식을 소재로 택할 수 있겠지만 사회적인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는 은행을 잡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하며 "금융 오피스 정치 수사극이라 하겠다"고 밝혔다.

'더 뱅커' 김상중. 사진｜강영국 기자

김상중은 "금융 수사극에 정치까지 말씀하셨고, 거기에 보탠다면 휴머니즘이 있는 드라마라 말씀드리고 싶다. 이 드라마는 은행이라는 조직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한다. 결국 그 속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생각해서 휴머니즘을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더 뱅커'는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등 대상 배우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이PD는 "킹 콜렉터다. 광종(김상중), 천추태후(채시라), 태종(유동근)에 선조(김태우)까지 왕이란 왕은 다 있다" 밝히며 "모두 왕으로 모셔보고 싶다는 꿈을 꿨었는데, 당일 로또 안 산 대신 캐스팅이 잘 됐다"고 너스레 떨었다.
이PD는 "김상중 선배님은 정말 고마운 게, 원작 만화의 그림체를 보면 김상중 선배처럼 생겼다. 김상중 선배가 그 캐릭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고 전작 '황금무지개' 때 같이 일했어서, 만화책 한 권 들고 말씀드렸는데 굉장히 관심 보여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채시라 유동근 선배님까지 캐스팅이 한 방에 될 때, 소설 '운수 좋은 날'처럼, 마지막에 이상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내가 말씀 열심히 드리면 경청해주시고 고개 끄덕여주시고 얼마 후 하겠다고 연락 와서,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대배우들의 작품 선택 이유도 특별했다. 극중 대한은행 감사 노대호 역의 김상중은 "드라마는 허구지만 이 드라마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드라마 속에 판타지적인 얘기나 인물이 나오는 것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꼬집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재미와 의미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 뱅커' 유동근. 사진｜강영국 기자

대한은행 은행장 강삼도 역을 맡은 유동근은 "처음에 악역이라 했을 때 머뭇했다. 하지만 함께 작업하는 배우 한명 한명이 평소 같이 해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배우라서 호기심이 가고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작품을 통해 가장 귀중한 메시지를 전달되겠구나 하는 게 있었다. 사람 위에 돈과 권력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그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것에 악역이라도 용기 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은행 본부장 한수지 역을 맡은 채시라는 "오랜만에 커리어우먼 역을 맡게 됐다. '파일럿' 이후 다양한 역할을 했지만 본격 커리어우먼 역은 오랜만"이라며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여성 커리어우먼 캐릭터를 통해 여성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고, 열심히 노력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목표와 희망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김상중, 유동근과의 호흡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채시라는 "부담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날까,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눈빛과 감정을 주고받을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뱅커' 채시라. 사진｜강영국 기자

대한은행 부행장 이해곤 역을 맡은 김태우는 "내 역할은 건방져보이지만 대대로 은행장 코스를 밟은, 남들 눈치 안 보는 인물이지 외형이나 행동으로는 악역처럼 보이지만 악역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악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기신들이 선보이는 연기에 대해 이PD는 "이 정도 배우가 모이니 내가 현장에서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할 말이 별로 없더라.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 가고 있지만 배우들은 내가 공부한 것을 설명해드려야 그걸로 연기를 준비하시니까, 설명해드리는 데 집중했고 나머지는 선배님들이 워낙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더 뱅커'는 도처에 있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은행의 어두운 민낯을 파헤치며 돈이 권력인 세상, 돈과 권력이 통하는 '은행'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 고찰을 이야기한다. 금융 오피스 수사라는 장르적 특수성을 바탕으로 통쾌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상중은 "노대호는 별 볼 일 없는 인물이었고 갖은 일을 다 하지만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별 볼 일 있게 되면 빛을 발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 모두는 영웅이 될 수 있다, 영웅이 될 자격이 있다는 걸 노대호를 통해 보여줄 것이고, 그런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더 뱅커' 이재진 PD. 사진｜강영국 기자

다만 다소 어려운 작품이 될 수 있으리란 지적에 이PD는 "어려운 드라마지만 최대한 편하게 보시면 된다. 어려운 부분은 내가 열심히 공부했다. 더욱 더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도록 '어렵게 풀지 말자'는 게 연출의 목표다. 연기는 어차피 신들이 모였으니, 최대한 쉽게 구성하는 데 집중하자는 각오"라고 밝혔다.
인기 원작 리메이크 드라마들이 대체로 저조한 성적을 내놨지만 '더 뱅커'는 나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PD는 "98년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타 리메이크 드라마와 달리 원작 만화 자체가 작품성에 비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진 않았다"면서 "원작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새로운 캐릭터도 창조해 넣었다는 점에서 오리지널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현 안방극장 수목극 구도는 KBS2 '닥터 프리즈너'가 두자릿수 시청률로 독주에 나선 상황. 이에 반해 '더 뱅커'의 전작 '봄이 오나 봄'은 3~4%의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린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상중은 "어깨도 무겁지만 이 짐을 끝까지 지고 가려 한다. 멋짐을"라고 끝까지 아재개그를 남겼다. 그러면서 "전작은 봄이 안 왔기 때문에 시청률이 안 나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 봄이 왔으니 은행에 돈이 쌓이든 시청률도 쌓이지 않을까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더 뱅커' 안우연 김상중 신도현 차인하. 사진｜강영국 기자

시청률 공약도 내놨다. 차인하는 "15.5%가 넘으면 선배님들 포함 우리 모두 적금을 들어 필요한 분께 드리자고 생각을 모았다. 1인당 100만원씩 모아 기부하자는 공약을 생각해봤다"고 밝혔다. 김상중은 "그 시청률이 안 이루어지더라도 필요하신 분을 위해 좋은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상파 수목극 구도에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른 '더 뱅커'가 어떤 성적을 내놓을 지, 침체된 MBC 드라마국의 새 희망이 될 지 주목된다. '더 뱅커'는 27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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