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적정` 감사의견 기업 속출…이의신청 잇따라

올해부터 개정 외부감사법이 적용되면서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외부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이 잇따라 이의신청서를 접수하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코스닥 상장법인으로 이날 오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기업 중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총 23곳이다. 코스피 4개사, 코스닥 19개사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신한과 컨버즈가 의견거절을 받았다. 폴루스바이오팜과 동부제철은 한정 의견을 받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무려 총 18개사가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의견거절 기업에는 크로바하이텍, KD건설, 라이트론, 케어젠, 캔서롭, 에이씨티, 에프티이앤이, 파티게임즈, 모다 등이 있다. 그외 영신금속은 코스닥 기업 중 현재까지 유일하게 한정 의견을 받았다.

아직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코스피 6개사, 코스닥 25개사)들이 있어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외부 회계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상장폐지를 통보받은 기업은 그날로부터 7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재감사를 받아 적정 의견을 받을 때까지 주식 거래가 정지된다.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 중 케어젠, 라이트론, 크로바하이텍 등 3곳은 즉각 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라이트론 관계자는 "이번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은 특수관계자들과 함께 진행한 타 상장사 인수과정에서 자금거래의 타당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고, 투자과정에서 발생한 인감관리의 내부관리 소홀로 우발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준비가 끝나는 대로 감사인측에 재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캔서롭 등 일부 기업도 자료를 통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왕준 캔서롭 신임 대표이사는 "이번 감사결과는 감사인 측의 엄격한 회계기준이 반영된 것으로 사업 진행과는 전혀 무관한 회계적 처리기준 상의 차이"라며 "중대한 문제에 기인한 것이 아닌 만큼 회계법인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재감사를 진행,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이슈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상장규정이 완화되면서 상장사가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아도 곧바로 상장폐지되지 않는다. 1년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다음 연도의 감사의견을 기준으로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한정 의견을 받은 기업들은 이의신청 없이 개별 기업이 재감사를 실시, 적정 의견을 받아 정정공시를 하면 된다. 최근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았은 아시아나항공이 재감사 결과 적정 의견을 받았다며 전일 공시한 바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