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어닝쇼크 예고 ◆
삼성전자가 다음달 5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공시를 통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며 실적 부진을 경고했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이런 공시를 했는데,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공략 등으로 디스플레이 사업도 적지 않은 적자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발표된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2000억~7조3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공시에 따라 6조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10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3월에 출시된 만큼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V·가전은 작년 1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실적 둔화의 대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비용 절감 등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26일 공시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해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디스플레이 부문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이 하락할 경우 모회사인 삼성전자 실적이 타격을 입는다. 삼성전자가 꼽은 실적 부진의 이유는 크게 △LCD 패널에서 중국의 증설과 공세 강화 △대형 고객사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부진 △중국산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와의 가격 경쟁 등이다. 삼성이 언급한 OLED 대형 고객사는 애플 등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와 패널 업계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2016년 1분기 2700억원 적자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내놓은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올 1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적자는 4580억원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공시가 나오면서 적자 폭이 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디스플레이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형 LCD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디바이스용 소형 패널에서는 OLED, TV용 대형 패널에서는 LCD를 중심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LTPS LCD에 대한 물량을 쏟아내면서 OLED 수요를 앗아갔다. 성능은 OLED가 탁월하지만 가격에서 LCD가 우세해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용 LTPS LCD 출하량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6억8900만대까지 증가했다. 스마트폰용 LTPS LCD 분야에서 1위를 달렸던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는 작년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고, 그 자리를 중국 톈마(22% 점유)가 차지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와 화웨이가 중국산 LCD 패널을 속속 채택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공장 가동률은 작년 7~8월 80% 수준에서 작년 4분기 50% 안팎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스마트폰용 LCD 물량 공세는 애플의 디스플레이 채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플은 작년 아이폰XS·맥스 등에 삼성의 OLED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다. 아이폰XS맥스는 512GB 기준 160만~180만원대에 출시됐는데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원가의 3분의 1이 OLED 패널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에 올 9월 출시 예정인 신형 제품에는 LCD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애플의 판매 부진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애플의 판매 부진이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LCD 패널에서도 중국발 압박이 거세다. IHS마킷에 따르면 LCD 점유율은 한국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28%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31%에서 33%로 상승했다. 또 중국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OLED 시장 진출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중소형 OLED의 경우 향후 3년간 완공 예정인 중국 공장은 BOE, 차이나스타, 톈마, 트룰리, 에버디스플레이, 비저녹스 등 1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성장동력을 찾고자 차세대 65인치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 중이다. 오는 4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상덕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전자가 다음달 5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공시를 통해 "시장 기대를 밑돌 것"이라며 실적 부진을 경고했다. 투자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이런 공시를 했는데,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의 공략 등으로 디스플레이 사업도 적지 않은 적자 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발표된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2000억~7조3000억원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공시에 따라 6조원대 중반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갤럭시S10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3월에 출시된 만큼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V·가전은 작년 1분기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실적 둔화의 대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경영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 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 리소스 운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비용 절감 등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증권가와 패널 업계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2016년 1분기 2700억원 적자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내놓은 증권사 전망을 종합하면 올 1분기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적자는 4580억원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공시가 나오면서 적자 폭이 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는 디스플레이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형 LCD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디바이스용 소형 패널에서는 OLED, TV용 대형 패널에서는 LCD를 중심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LTPS LCD에 대한 물량을 쏟아내면서 OLED 수요를 앗아갔다. 성능은 OLED가 탁월하지만 가격에서 LCD가 우세해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스마트폰용 LTPS LCD 출하량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6억8900만대까지 증가했다. 스마트폰용 LTPS LCD 분야에서 1위를 달렸던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는 작년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8%포인트 떨어진 18%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고, 그 자리를 중국 톈마(22% 점유)가 차지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인 샤오미와 화웨이가 중국산 LCD 패널을 속속 채택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 같은 영향으로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공장 가동률은 작년 7~8월 80% 수준에서 작년 4분기 50% 안팎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스마트폰용 LCD 물량 공세는 애플의 디스플레이 채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플은 작년 아이폰XS·맥스 등에 삼성의 OLED 패널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다. 아이폰XS맥스는 512GB 기준 160만~180만원대에 출시됐는데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원가의 3분의 1이 OLED 패널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에 올 9월 출시 예정인 신형 제품에는 LCD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원가를 절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애플의 판매 부진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애플의 판매 부진이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 LCD 패널에서도 중국발 압박이 거세다. IHS마킷에 따르면 LCD 점유율은 한국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28%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31%에서 33%로 상승했다. 또 중국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OLED 시장 진출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중소형 OLED의 경우 향후 3년간 완공 예정인 중국 공장은 BOE, 차이나스타, 톈마, 트룰리, 에버디스플레이, 비저녹스 등 10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성장동력을 찾고자 차세대 65인치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준비 중이다. 오는 4월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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