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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현장] `엘리엇 표 대결` 완승한 현대차…"올해 공격 경영으로 실적 회복"
입력 2019-03-22 10:42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주요 안건을 놓고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 현대자동차의 승리로 끝났다. 이와 함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총괄 경영의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는 22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제51기(2018년1월1일∼12월31일) 재무제표 및 기말배당 승인의 건▲정관 일부 변경의 건▲사내·외 이사 선임의 건▲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5건의 안건을 원안대로 무사히 통과했다.
이날 주총은 엘리엇이 지난해 4월 주주가 된 이후 처음으로 안건을 제안했다는 점과 정 부회장이 대표이사진에 오르면서 그룹 총괄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이날 엘리엇의 한국 법무 대리인 KL파트너스 측은 "지난 5월 현대차 당초 발표한 사업 계획을 철회하고 그룹의 저조한 실적에 대해 주주로서 오랫동안 그룹의 경영구조와 자본 관리에 대해 고심했다"면서 회사에 기말배당 승인 안건과 사외이사 선임의 안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과도한 배당요구와 현대차와 경영 대결을 벌인다는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이번 주총은 표대결이 아니다"라며 "삼성물산,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에서도 주주로서 권리를 지키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000원 등 배당금을 제시했으나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건의하면서 우선주를 포함해 배당금 5조8000억원을 요구했다. 당초 회사가 제시한 주당 배당금에 7배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과배당 요구'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날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82.1%가 참여한 결과 현대차가 제시한 '기말배당 승인의 안건(제1-2-1호)'이 69.5%이 찬성하면서 현대차의 승리로 끝이 났다.
또한 세 번째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 역시 현대차 이사회가 추천한 윤치원(59)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과 유진 오(50)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이상승(55)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 3명 후보가 우세표를 받아 선임되면서 이 역시 현대차가 승기를 들었다.
사내이사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과 이원희 현대차 사장,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3명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정몽구 대표이사 회장을 포함 정 부회장, 이원희 대표이사 사장, 하언태 대표이사 부사장 등 4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뀐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그룹 장악력을 키워온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대표이사진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수장으로 진두지휘하게 됐다.
이날 의장을 맡은 이 대표는 "올해 쏘나타, 제네시스 등 역대 가장 많은 8종의 신차를 투입할 계획"이라며 "주력 모델과 현지 특화 차종으로 판매를 회복하고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올해 포부를 밝혔다.
한편, 같은날 서울 역삼동 현대해상화재보험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결산배당안건과 이사회 임원 확대의 건 역시 엘리엇과의 싸움에서 현대차가 이겼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기준 배당금을 주당 4000원으로 제안했고, 엘리엇 등은 주당 2만6399원으로 제안했으나 의결권 있는 주식 대비 69%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또 현대모비스 사외 이사회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엘리엇 주주제안도 부결됐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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