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면서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대청소와 같이 과도하게 몸 쓰는 일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목 디스크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목 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93만 8,964명, 그중 3월 환자가 15만 7,272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최근 5년간 환자는 △2013년 85만3,191명 △2014년 87만5,003명 △2015년 87만4,230명 △2016년 90만5,280명 △2017년 93만8,964명으로 약 10.1% 증가했다.
봄철에 유독 목 디스크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 몸이 다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과격한 운동을 즐긴다거나 갑작스레 몸을 많이 쓰다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춘곤증으로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앉은 자세에서 꾸벅꾸벅 조는 등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는 것은 기존에 있던 경미한 목 디스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신경외과 김희진 과장은 "목 디스크는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삐딱한 자세나 잘못된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젊은 층도 안심은 금물"이라며 "특히 뒷목과 어깨 위 부분의 통증과 함께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목 디스크를 조심해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목 디스크는 경추 내부에 있는 추간판 사이로 수핵이 빠져 나와 신경근이나 척수를 누르는 질환으로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추간판의 수분이 감소해 탄력을 잃고 굳어지면서 점차 추간판 벽에 균열이 생기다 내부의 수핵이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노화와 관계 없이 스마트폰,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생활습관이나 봄맞이 무리한 운동, 잘못된 수면 자세로 인해 목 디스크를 호소하는 젊은층도 늘고 있다. 실제로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가 눈높이보다 낮은 상태에서 목을 길게 뺀 상태로 장시간 일을 하거나 고개를 푹 숙이고 스마트폰을 하다 보면 C자 형태의 정상적인 목뼈의 곡선이 비정상적으로 앞으로 무너지는 일자목 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일자목이 되면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지 못해 목뼈와 목뼈 주변의 근육에부담이 가게 되고,특정 목뼈에 무게가 집중되면 디스크 퇴행을 유발해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봄철 운동도 주의해야 한다. 몸의 회전이 큰 골프나 신체 접촉이 많은 축구,야구,농구 등 과도한 운동과 대청소 등 목 주변의 근육에 무리한 힘을가하는 동작들은 기존의 목, 어깨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고,봄철 춘곤증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장시간 꾸벅꾸벅 졸거나 한쪽 방향으로 목을 돌려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 역시 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목 디스크는 목 주변에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팔,어깨,등,허리 등 주변 근육의 통증은 물론,두통이나 어지럼증,이명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인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 없이 방치하다 목 디스크가 악화되면 심한 경우 척수에까지 손상을 가해 다리의 힘이 약해지거나 마비까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중요하다.
만약 뒷목과 어깨, 팔, 손 전체에 통증이 있고, 팔의 힘이 빠진다거나 저리는 느낌이 지속된다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통증과 더불어 두통, 현기증, 어지럼증, 이명 등이 동반된다면 반드시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생활 속 예방도 중요하다.평소 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하고,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춰 일자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도 금물이다.베개는 자신의 체형을 고려해 머리와 목 높이를 바닥에서 6~8cm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요즘과 같은 초봄 에는 근육의 긴장이 덜 풀린 상태라 부상 위험이 높은 만큼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하게 몸을 쓰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H+양지병원 신경외과 김희진 과장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적어 목뼈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이 낮은 여성은 목 디스크에 더 취약한 만큼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하며, 장시간 컴퓨터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틈틈이 목과 어깨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며"환자의 대부분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를 통해 6개월 내 증상이 호전되지만 척수의 압박이 심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므로 평소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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