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못 버티겠다"…분양권도 곳곳서 급매물
입력 2019-03-20 17:15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분양권 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거래 절벽 장기화로 매매 시장뿐 아니라 분양권 시장에서도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20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분양권 실거래가 정보에 의하면 서울 곳곳에서 전고점 대비 수억 원씩 내린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9510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작년 말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 분양권은 지난달 11억1639만원에 거래됐다. 9·13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인 작년 8월 같은 면적이 13억974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2억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대형 면적인 전용 110㎡ 분양권 역시 작년 9월 20억2531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1월 18억6250만원까지 떨어지며 최근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강북권 분양권 역시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0년 2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1248가구) 전용 84㎡ 분양권은 작년 말 연중 최고가인 13억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해가 바뀐 올해 1월에는 11억원에 팔렸다.
이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내년 1월 입주가 예정된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1546가구) 전용 84㎡ 분양권은 이달 7억7620만원에 팔렸다. 동일 면적의 1년 내 최고가는 10억4500만원(2018년 12월)으로 전고점 대비 약 25% 떨어진 셈이다.

꽁꽁 언 분위기는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 추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작년 1월과 2월 서울특별시 분양권 거래량은 각각 386건, 380건에 달했다. 봄 성수기를 맞은 작년 3월 역시 400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9·13 부동산대책 이후 분양권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올해 1월엔 103건, 2월엔 175건에 그쳤다.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급감한 셈이다. 이달 역시 20일 기준 거래량이 77건에 불과하다.
정부의 잇따른 대출규제 등 강도 높은 억제 정책의 영향력이 분양권 시장에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은 무주택자의 대출 승계가 가능하지만 1주택 이상의 경우 대출 승계가 안 돼 투자 부담이 크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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