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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니, 느와르 히로인이 아닌 진짜 주인공 [‘악질경찰’②]
입력 2019-03-20 12:01 
영화 ‘악질경찰’ 전소니 캐릭터 포스터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MBN스타 김노을 기자] 영화 ‘악질경찰의 성취가 있다면 배우 전소니의 등장이다. 다수의 독립영화를 통해 활약한 전소니가 첫 상업 주연작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전소니는 극 중 조필호(이선균 분)의 누명을 벗길 수 있는 키를 쥔 고교생 미나 역을 맡아 열연했다.

미나는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간직한 아이다. 비극적인 사고로 소중한 친구를 잃은 뒤 세상을 부유하듯 살아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하나같이 자기밖에 모른다.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타인과 대립하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다. 타인을 향한 올바른 마음으로 액션을 취하는 이는 미나 뿐이다. 비록 훔친 돈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그 돈을 쓰고, 죽음의 기로에 선 친구의 아버지를 구하며, 안타깝게 떠난 친구를 잊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반항심을 품게 된 자신을 알아주는 어른 하나 없는 세상에서 미나는 끊임없이 발버둥 친다. 그러던 중 어떤 사건을 통해 천하의 나쁜놈인 줄로만 알았던 조필호가 그나마 괜찮은 어른이라는 걸 어렴풋이 느낀다. 관객들 역시 미나의 전부를 알 수는 없지만 가늠할 수 없는 큰 상처를 가진 아이라는 것 정도는 어렴풋이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종 평행을 걷던 미나와 조필호가 서로 마주본 채 시선을 맞추고 손을 맞대는 대목에서 약간의 희망을 품게 된다.


관객들이 ‘악질경찰 서사에 공감할 수 있는 이유는 전소니 때문이다. 뻔한 캐릭터들 속에서 입체적으로 존재하고 찰나의 눈빛이 수많은 감정을 표현한다. 속을 알 듯 말 듯한 미묘한 표정은 때때로 당혹스럽지만 흡인력 있다. 전소니는 이렇게, 캐릭터 분석조차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미나라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연기함으로써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전소니는 ‘여자들(감독 이상덕), ‘죄 많은 소녀(감독 김의석)를 비롯한 다수의 단편, 장편 독립영화에서 활약했다. 과장하지 않되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고, 출연 비중과 별개로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를 통해 성공적으로 브라운관에 안착, 또 한 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 ‘악질경찰에서는 센 인물들 틈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자신만의 보폭으로 차근차근 스펙트럼을 넓혀나가는 전소니가 펼칠 행보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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