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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왕국` 벌써 93社…6조 베팅 빛볼까
입력 2019-03-19 17:41  | 수정 2019-03-19 19:43
카카오가 기존 사업인 광고·콘텐츠 사업 강화에다 핀테크·연예기획·여행업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 최근 3년간 5조5000억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신사업이 추가되며 매출 성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한때 9%가 넘는 연간 영업이익률이 작년 3%까지 추락하면서 단기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현금성자산이 2조원이 넘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원을 확보한 만큼 신사업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적자였던 각종 신사업이 실적에 보탬이 되면서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는다.
19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카카오의 국내외 종속기업 수는 타이드스퀘어(브랜드명 현대프리비아)를 포함해 93개다. 2015년 말 46개에서 3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통상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 종속기업으로 분류된다. 타이드스퀘어는 카카오의 지분율이 28.9%에 그치지만 카카오가 실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종속기업으로 분류했다.
카카오가 투자를 단행한 현대프리비아는 카카오 여행 플랫폼의 핵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의 편의성 향상이 주요한 투자의 배경으로 여행 분야에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여행업은 카카오의 기타 사업에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사업은 크게 광고(포털·메신저·SNS·쇼핑), 콘텐츠(게임·음악·웹툰·이모티콘), 커머스 등 기타(전자상거래·모빌리티·핀테크·연예기획)로 구분된다.
카카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전체 매출에서 기타 사업의 비중은 19.8%였는데 작년에 그 비중이 22.3%로 높아졌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핀테크·전자상거래로 대표되는 카카오의 금융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급증으로 신사업 일부는 단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카카오의 종속회사이자 간편결제 서비스업체 카카오페이는 그동안 사용자 대신 송금 및 계좌이체 수수료를 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는 작년 93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작년에 연예 기획 사업도 대폭 강화했다. 작년에 BH·제이와이드·숲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했다. 기존에 보유했던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이병헌, 공유 등 100여 명의 '연예인 군단'을 완성했다.
이 같은 투자로 영업 비용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8436억원이었던 연간 영업비용은 2016년에 1조원이 넘더니 2017년 1조8069억원, 작년에 사상 최대인 2조3409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5년 9.5%였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3%까지 추락했다.
카카오의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2조1712억원이고 부채비율은 40%대다. 여기에 작년 유상증자로 1조658억원의 자금도 확보해 놓았다.
올해는 일부 신사업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고됐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통해 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의 송금 수수료도 기존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면서 카카오페이의 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또 핀테크의 또 다른 축인 카카오뱅크도 1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576억원으로 작년(73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경쟁사인 네이버에 비해 고평가됐다는 점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0배로 네이버(33.5배)보다 높다.
[문일호 기자 / 진영태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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