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거래 역대 최다…매매 거래는 역대 최저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2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후방산업과 소비효과가 큰 매매 거래가 크게 줄면서 밑바닥 경기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4만3444건으로 1년 전(6만9679건)보다 37.7% 줄었다. 최근 5년 평균치(7만100건)보다 38% 감소했다. 2월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존 역대 최저치는 2013년 2월로 4만7288건이다.
특히 수도권 감소 폭이 컸다. 2월 수도권은 54.6% 감소한 1만8390건을 기록했다. 2월 기준으로 2013년(1만7276건)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은 역대 최저치인 4552건을 기록해 1년 전(1만7685건)보다 74.3%나 줄었다.
지방은 2만505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서울·수도권 주택 거래량이 급감한 것은 아파트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매수심리가 많이 위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14일 아파트 예정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지난달 매매 거래량이 역대급으로 떨어진 데 반해 전·월세 거래량은 늘었다. 2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8만714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9% 증가했고 수도권은 12.7% 늘었다. 1월보다도 각각 10.9%, 9.5% 증가했다. 2월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 비중은 41.3%로 1월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월세 비중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증가세다. 국토부 관계자는 "수도권은 매매가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격차가 있어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방은 매매 거래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택 매매 거래가 줄면서 공인중개업·이사·가구업계 등 후방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인중개사 폐업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폐업 수는 964곳, 10월 1328곳, 11월에는 1420곳에 이른다. 반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 말까지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소는 약 6659곳으로 전년보다 2000곳 이상 크게 줄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거래 감소로 인테리어, 가구업체, 심지어 전자제품 업계까지 침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결국 밑바닥 경기가 식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