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울산지역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 중 하나인 울산외곽순환도로의 국비 사업 구간이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반쪽' 예타 면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월29일 울산외곽순환도로를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했다. 이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울산시 울주군 미호JCT∼동해고속도로 울주군 범서IC∼국도 31호 북구 강동IC로 이어지는 연장 25.3㎞의 4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총 사업비는 1조원에 달한다.
울산시는 그동안 산업 물류 활성화와 울산 동해안권 개발을 위해 외곽순환도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번번이 예타에서 탈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울산 방문 때 경부고속도로에서 북구 강동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건설을 약속했고, 얼마 뒤 예타 면제 사업에도 선정됐다.
당시 울산시는 정부 결정에 환영하면서 외곽순환도로가 고속도로 형태의 전액 국비 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처럼 발표했으나 한달도 안돼 분위기가 반전됐다.
울산시가 지난 달 1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타 면제 사업 추진을 위한 세부계획서를 확인한 결과 경부고속도로에서 14.5㎞ 구간은 '고속도로' 구간으로 구분돼 국비로만 건설되지만 나머지 10.8㎞ 구간은 '대도시권 교통 혼잡도로'로 구분돼 국비와 시비를 같이 투입한다는 정부 안을 뒤늦게 파악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는 전액 국비로만 건설되지만 교통 혼잡도로는 지방비가 투입된다. 정부 안에 따르면 울산시가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는 26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혼선은 울산시가 정부 안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과 함께 지자체가 신청한 예타 면제 사업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발표한 정부 탓도 크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울산외곽순환도로에서 혼잡도로 구간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포함되지 않아 애초에 전액 국비 지원이 불가했다. 정부가 큰 틀에서 선정한 예타 면제 사업을 부처 실무진이 검토하다가 국비 전액 지원이 안된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울산시에 이를 통보하지 않으면서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청와대와 당정협의회에서 전 구간의 고속도로 건설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혼잡도로로 결정된 구간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는 등 당초 울산시 요구안이 수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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