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자영업자 빚 400조원 시대…금융당국, 대출상한선 검토
입력 2019-03-18 17:44  | 수정 2019-03-18 20:23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금융사별로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 상한 폭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8일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작년 4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이 400조원에 육박했다"며 "금융사별로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자율에 맡기던 개인사업자 대출 관리를 당국이 직접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금융사별 개입사업자 대출 총량을 규제할지, 부동산·임대업과 음식·숙박업 등 업종별로 전년 대비 적정 증가율을 설정할지 등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수준은 업권별로 다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30%를 넘는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은 증가율을 10~20%대로 낮춰서 관리하고, 10% 수준인 은행권은 한 자릿수 이내로 관리하는 식이다. 지금은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모범규준'에 따라 은행이 각각 3개 업종을 직접 선택해 '관리업종'으로 정한 다음 전년 대비 증가율을 자율적으로 정해 관리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관리업종과 목표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만 검사했다.
정부가 이처럼 개인사업자 대출을 주시하는 이유는 가계대출 규제의 풍선 효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금융권에선 2015년 말 기준 274조원이었던 개인사업자 대출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390조원으로 42.3% 증가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잠정 집계가 끝난 2018년 4분기 말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400조원에 거의 육박한 399조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179조1440억원이었지만 지난달 기준 191조4170억원으로 8개월 만에 12조원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 일각에서는 가계부채처럼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다. 최저임금 등으로 어려워진 자영업자들 돈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은 부실률이 높고 취약한 부문인 게 사실"이라면서도 "타이트하게 관리하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가계대출로 쓰는 차주를 곤란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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