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람에 의한 감시`에서 `장비에 의한 감시`로…軍 과학화 경계시스템 도입한 GOP
입력 2019-03-18 09:15 

"이곳에서 경계근무를 서기 위해서 계단 300개를 올라야 하고 강원도 부대에는 계단이 3700개까지 있다고 합니다. 몇년 전까지 병력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밀어내기식으로 근무를 섰습니다."
경기도 연천에 있는 육군 25사단 일반전초(GOP) 상승(常勝)대대. 서울에서 52㎞, 개성에서 31㎞가 떨어져 있을 정도로 북측과 가까운 군부대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찾은 부대 관계자들은 최근 달라진 전방 경계근무 방식에 대해 소개했다.
소병훈 상승대대장(중령)은 "과거에는 대대기준으로 수십명의 초병이 나가 경계를 섰던 '사람에 의한' 감시였다면 지금은 과학화 장비에 의한 감시를 한다"면서 "다만 교육훈련 등을 하며 대기상황을 유지하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나가서 조치하는 형태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1월 육군은 전방 경계작전을 위해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했다. 각종 감지장비를 활용한 경계체계를 구축해 경계병력 투입 숫자를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곳 상승 대대의 경우 과거 1개 경계초소 근무인력이 10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사람이 일일이 전방을 경계했다면, 그것을 과학화장비가 대체하고 있는 것. 초병들은 초동조치를 위해 최소화된 인원들만 나가 있다. 계단이 수백개에 이르는 가파른 초소를 자주, 더 오래 올라야 했던 과학화 경계작전 도입 이전과는 그 모습이 사뭇 달라진 셈이다. 상승부대의 경우 각 소대별로 약 1.5㎞ 정도를 걸으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군이 도입한 GOP 과학화 경계작전체계는 우선 중거리·근거리 카메라와 레이더 시설이 전방의 특이 상황이나 물체를 예의주시한다. 지휘통제실에는 레이더나 카메라, 광망 등으로부터 받은 모든 구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중거리·근거리 감시카메라의 주·야간 감시도 함께 이뤄지며 수백m 이상을 볼 수 있는 카메라는 24시간 전방의 움직임을 감지해 '경보'를 울린다.
만일 카메라 감시망을 뚫고 침투한다 하더라도 철책선의 '광망'이 가로막고 있다. 철책선을 잡아뜨리거나 압력을 가하면 광망이 감지해 감시경보를 울리기 때문이다. 육군에 따르면 광망은 서쪽으로는 김포에서 동쪽의 고성까지 250여㎞ 철책에 걸쳐 둘러져 있다고 한다. 지난 2016년 12월에 설치가 완료됐다. 10중대장 최신 대위는 "4중으로 된 레이더, TOD(열영상 감시장비), 중거리·근거리 카메라, 광망으로 어떤 경우에도 식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간에는 열상장비로 식별이 가능하다. 소 대대장은 "카메라는 온도의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일부 안개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는 있다"면서 "그것을 보완하고자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다. 레이더는 전파를 쏘는 방식이라 안개로 인한 취약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5사단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범 부대이기도 하다. 지난 1월14일을 기점으로 휴대폰 시범적용 부대에 포함돼 용사들은 평일 일과 이후, 휴일에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 장병들은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듣거나 운동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스마트폰을 활용하고 있었다.
상승대대 조현준 일병은 "이전보다 외부와 연락도 더 편하게 할 수 있고 평소에 스포츠 영상 같은 것을 주로 찾아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 일과 이후 할 수 있는 활동이 다양해져서 확실히 좋다"면서 "전역할 때까지 토익점수를 만들고 각종 컴퓨터 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천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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