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화, 상식적으로 접근해야 할 ‘이용규 사태’ 다음 선택지
입력 2019-03-18 05:52 
이용규(사진) 사태에 대한 한화의 1차 조치가 나온 가운데 다음 후속대처에 대한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지난 주말 야구계를 뜨겁게 달군 한화 이글스 베테랑 야수 이용규의 돌발 트레이드 요구 사태 파장이 여전하다. 한화 구단은 강경대응을 택했고 이용규는 별다른 추가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강대강 구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특히 한화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몇 달 전 ‘권혁 사태 때문인데 이번에는 이와 다른 결말이 예상된다.
이용규의 돌발 트레이드 요청이 알려진 뒤 다음날인 16일, 구단은 이용규에 대해 육성군 강등조치를 내렸다. 이용규는 16일 오후 1시 열리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1시간여 전에야 모습을 드러내는 지각출근으로 사태에 기름을 부었고 구단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용규는 당분간 대전 아닌 서산으로 출근한다. 1차적으로 조치를 취한 한화는 이제 이번 사태에 대해 돌아보며 근본적인 조치에 대해 고민할 예정이다.
앞으로 나올 한화의 다음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사실 한화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이미 이용규와 최소 2년이 보장되는 계약을 맺은 이상, 기간 동안 함께하는 방법 아니면 트레이드 하는 방법 뿐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함께하는 경우 질책성 의미를 포함, 1군 전력외로 취급하는 행보, 혹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생각하는 방안이 있다. 트레이드는 말 그대로 다른 팀과 선수를 맞바꾸는 것이다. 이용규의 가치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나 외야가 약한 팀 중 일정한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한화 입장에서 못할 일은 아니다. 단, 여러 상황이 만천하에 알려졌기에 쉬운 트레이드는 없을 터. 손해 보는 트레이드가 불가피하다.
한화 구단은 고심을 거듭 중이다. 그리고 특히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지난 권혁 사례다. 1월말 자신의 입지축소를 우려한 권혁이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고 한화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베테랑 좌완투수로서 가치가 높았던 권혁은 금세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한화가 여전히 활용가치가 높은 권혁을 쉽게 방출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원하면 다 내보내주는 안 좋은 선례에 대한 걱정이 컸다. 두 달 뒤. 결국 이번 경우와 아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이 다시 나오게 되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이용규와 권혁은 사례 자체가 다르다. FA로서 계약한 이용규와 달리 권혁은 FA 계약이 끝난 뒤 연봉 재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권혁은 1군 캠프 출발 명단에 들지 못하며 1군급 전력으로 취급받지는 못했지만 이용규는 주전 좌익수 유력후보였다. 아예 조건이 다르다.
지난 15일 이미 FA계약을 맺은 이용규(사진)가 돌연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구단과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무엇보다 한화 입장에서 선수가 무작정 원하면 계약, 약속이 필요 없이 내보내 준다라는 부정적 이미지에 사로 잡힐 수 있다. 대승적인 차원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이 있다지만 모든 경우가 같지 않다. 팬들의 여론도 권혁 때와 다르다. 한화가 금전적 손실까지 감수하며 대승적 차원을 강조할 경우, 그 의미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한용덕 감독과 한화 구단이 팀 전력과 무관하게 베테랑들을 불편해 한다는 오해를 받을 확률이 크다.
그만큼 사태는 예민해졌다. 한화가 아닌 프로야구판 전체도 생각해야 한다. 한화 혼자만 있는 야구계가 아니다. 결론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예상된다. 어떤 결론이든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사실 사태가 이 정도까지 흐른 가운데 함께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고 공감 얻을 후속방안을 내야 한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결국, 상식 그리고 팀이다. 팀에 피해가 가지 않고 팀 노선을 단단히 할 수 있으며 동시에 팬들이 고개를 끄덕일 납득 가는 선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의 장고 끝 선택은 무엇이될까.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