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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악질경찰` 거칠고 투박하며 통렬하다
입력 2019-03-16 08:3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는 첫 상업영화 ‘악질경찰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영화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은 나쁜 놈 위, 더 나쁜 놈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통렬한 외침을 담은 작품이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를 사주하는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급하게 목돈이 필요했던 그는 경찰 압수 창고를 털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사건 당일 밤 조필호의 사주를 받아 창고에 들어간 한기철(정가람)이 의문의 폭발사고로 죽게 된다.
조필호는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거대 기업의 불법 비자금 자료까지 타버려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건을 쫓던 조필호는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이미나(전소니)와 엮인다. 거대한 음모와 마주치게 된 조필호, 자신보다 더 나쁜 놈을 만난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2014년,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겼다. 안산을 배경으로 하는 ‘악질경찰은 세월호 사고를 다루고, 강자가 약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사회를 이야기한다. 2015년 단원고를 갔을 때 받은 충격을 잊을 수 없다”고 밝힌 이정범 감독은 자료를 수집했고, 주변의 만류에도 ‘악질경찰을 만들었다.
영화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 남자까지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다 그들의 삶에 손 내밀어 주는 누군가로 인해 변모해가는 이야기를 펼쳐낸 그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이야기의 변주로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강렬한 메시지를 넣었다.
이 작품은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직구로 던진다. 너희 같은 것들도 어른이라고” 말하는 미나의 외침이 가슴에 박힌다. 배우 이선균을 비롯해 전소니 박해준 등의 열연이 이러한 메시지에 힘을 보탠다.
다만 청불 영화인 만큼 잔인하고 수위 높은 폭력이 등장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더 투박하고 거칠어지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관객에 따라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하는 ‘악질경찰의 방식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정범 감독은 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도망가고 싶고 외면하고 싶기도 했다. 어느 유족분이 세월호 사고가 잊히는 게 두렵다고 했다. 우리 영화의 방식이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지만 침묵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공론화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27분.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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