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CEO의 투자 한수] 계약 이전제 활용해 연금수익 극대화
입력 2019-03-14 17:44  | 수정 2019-03-14 19:20
얼마 전 금융회사를 퇴직한 친구를 만났다. 17년간 매월 25만원씩 납입한 개인연금저축이 만기가 되어 연금 수령액 보고서를 받았는데 연평균 수익률이 1.5%밖에 안 되었다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일정한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5년간 월 123만원씩 받을 수 있으니 포기하지 않고 만기 납입한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 위로해 주었지만 퇴직 직전까지 금융회사를 다니면서도 본인 연금 자산에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개인연금 가입자의 만기 유지 비율이 5% 미만이라는 뉴스에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 지난해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노후에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적정 노후생활비로 부부 기준 월 243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가입 기간 20년 이상인 국민연금 수급자의 평균 연금액이 월 92만원에 그치는 점에 비춰 볼 때 국민연금만으로 적정 노후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다.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연금 자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근로자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적립금을 부담하는 퇴직연금제도는 늦은 감은 있으나 제도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확정급여형(DB)은 노사를 대리한 대표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다. 또 근로자 스스로 적립금 운용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확정기여형(DC)은 별도 운용 지시 없이 미리 작성해 둔 투자 성향에 따라 적정 위험 수준인 상품에 자동으로 가입하도록 하는 '디폴트 옵션제도' 도입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개인이 자기 부담으로 노후 준비를 할 수 있는 개인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합산으로 연간 700만원까지 소득 구간에 따라 13.2% 또는 16.5% 세액공제가 가능해 절세효과가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상품별로 수익률 격차가 천차만별이고 가입 이후 만기가 길기 때문에 가입자 스스로 수익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앞서 친구 개인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1.5%였고, 같은 기간 연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였다. 사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수익률은 -1%로 연금의 실질가치도 유지하지 못한 성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들 상품 가입자는 상품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다른 금융회사 상품으로 변경이 가능한 '계약이전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가입자는 상품 운용과 관리에 매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내에 금융회사 공동결제시스템이 도입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그동안 '무관심'과 '귀차니즘' 때문에 상품 관리에 소홀했던 가입자들은 휴대폰만으로 판매사와 운용 상품 변경이 가능해질 것이다. 운용사는 수익률 제고와 다양한 상품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고, 판매사는 핵심 정보 제공 등 가입자가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세대 간 부양 체계인 국민연금의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서라도 개인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다양한 유인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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