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하원, '노 딜 브렉시트' 거부…커지는 브렉시트 연장 가능성
입력 2019-03-14 08:03  | 수정 2019-03-21 08:05

영국 하원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의사당에서 '노 딜' 브렉시트 관련 정부 결의안 및 의원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이날 하원은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을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4표 차로 통과시켰습니다.

이 수정안은 "하원은 어떤 경우에도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입니다.


수정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른바 정치적 구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전날 열린 제2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또다시 부결되자 이날 '노 딜' 브렉시트 승인 여부를 하원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스펠맨·드로미 의원의 수정안에 이어 전 부총리였던 데미언 그린 보수당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은 찬성 167표, 반대 374표로 210표 차로 부결됐습니다.

이른바 '몰트하우스 절충안'을 토대로 한 이 수정안은 '관리된 노 딜'(managed no deal) 브렉시트 계획입니다.

브렉시트 시기를 오는 29일에서 5월 22일로 연장하는 한편, 영국과 EU가 '상호 협정'을 체결해 오는 2021년까지 모든 것을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영국은 2021년 말까지 지금처럼 EU에 분담금을 내고, EU 회원국 주민의 거주권한도 보장합니다.

내각 각료 중 일부도 이같은 그린 의원의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졌으나 결국 하원에서 큰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하원은 마지막으로 메이 총리가 제출한 결의안에 대해 표결을 벌였습니다.

당초 메이 총리의 결의안은 '의회는 오는 29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 '영국과 EU가 합의안을 비준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노 딜' 브렉시트를 '법률적 디폴트'(legal default)로 설정한다'는 내용입니다.

스펠맨·드로미 의원의 수정안이 어떤 종류의 '노 딜' 브렉시트도 승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인 반면 메이 총리의 결의안은 두 번째 조항으로 의해 다소 혼란스러운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하원은 메이 총리의 결의안에 앞서 스펠맨·드로미 의원의 수정안이 먼저 통과되자 메이 총리의 결의안을 의회가 어떤 경우에도 '노 딜' 브렉시트를 승인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수정한 채 상정했습니다.

이 안은 표결 결과 찬성 321표, 반대 278표로 43표 차 가결됐습니다.

메이 총리는 의회가 결국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결정하자 다음날인 14일 예고한 대로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이 총리는 영국과 EU 간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경우 브렉시트를 짧은 기간 연기하겠지만,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더 길게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오는 20일을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데드라인으로 정한다. 만약 합의안이 그때까지 통과되면 정부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연기한다. 만약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이보다 오래 연기해야 하며, 이 경우 (5월에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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