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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2번’ 박병호를 바라보는 시선, 단순 실험이냐? 파격 변화냐?
입력 2019-03-14 06:14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벌어졌다. 3회말 2사 2루에서 키움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을 당한 후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9 프로야구에 강한 2번타자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33)를 2번으로 기용하는 실험을 택하면서 변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박병호 2번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단순 실험에 그칠 것이라는, 파격적인 변화의 흐름의 시작일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뉜다.
12일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박병호는 계속 2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 경기에서는 1회말 첫 타석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2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13일 LG와 시범경기에서는 볼넷 1개와 삼진 2개에 그쳤다.
한 시즌 40~50개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를 2번에 배치하는 것은 대단한 결단으로 여겨진다. 물론 강한 2번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볼 수 있고, 과거 KBO리그에서도 시도한 사례가 있다. 특히 키움 뿐만 아니라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등도 일발 장타 능력이 있는 타자들을 2번에 배치하고 있다.
물론 박병호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박병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앞서 언급했듯이 1년에 40~50개씩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라 2번으로 상향배치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박병호의 높은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가 이유라고 설명했다. 출루율이 높은 박병호가 상향배치되면, 상대 투수들이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한방능력까지 갖춰 기선을 제압하는데도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출루율과 장타율이 좋은 박병호가 2번으로 올라가면 타석수가 늘어나는 점도 기대해 볼 만한 요소다. 한 시즌 전체로 따지면 4번보다 2번타자가 30~40타석 정도 더 들어간다.
물론 장타 능력을 갖춘 타자들이 즐비한 키움이기에 이런 파격적인 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전문가는 김하성, 제리 샌즈 등이 있기에 박병호를 2번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2번타자 박병호가 성공가능성에도 대한 시선도 반반으로 갈린다. 장정석 감독은 어떤 타순에 배치가 되더라도 박병호는 최고다”라는 말로 자신의 선택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적응의 문제는 남는다. 장 감독은 홈과 원정을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말공격을 하는 홈에서는 1회 수비 이후 타석에 바로 들어서는 부분이 낯설 수 있다. 홈에서는 3번타자로 기용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면서도 타순에 대한 루틴 적응만 끝마친다면 박병호는 어떤 타순에 있는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KBO리그에서 장타율이나 출루율, 모두 최고의 선수 아닌가. 선수 자체도 워낙 성실하고 준비를 잘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효율성 부분에서 박병호 2번이 맞냐라는 의견도 있다. 주자가 쌓여있을 때 타석에 등장하는 박병호에 대한 압박감이 분명 다른 타자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투수입장에서도 주자가 없을 때 박병호와 상대하는 게 낫다거나, 1회를 제외하고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도 분명 있다.
이틀 동안 2번 박병호를 만난 류중일 LG 감독은 강한 2번이 추세다. 다만 박병호가 정규시즌에도 계속 2번에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실험적인 성격에서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박병호 2번카드는 정규시즌에서 어느 정도 치른 뒤에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실험을 한다는 부분은 높이 사야 한다. 시범경기는 뭐든 실험을 해볼 수 있는 무대다.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결국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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