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롯데 금융부문 인수 후보들 관심사는 ‘성장동력 있느냐’
입력 2019-03-13 19:29 
4월 초 본입찰을 앞두고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롯데카드는 빅데이터와 베트남 사업,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사업과 관련해 인후 후보자들의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적격예비인수후보로 롯데카드는 한화, 하나금융지주, MBK 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PE 등 5곳, 롯데손보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를 포함 총 5곳이 선정, 현재 데이터룸을 오픈하고 6주간의 실사가 진행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보다 인수 후보자들의 추가 자료 요청이 많아 실사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카드 인수 후보자들은 빅데이터와 베트남 사업을, 롯데손보 인수 후보자들은 퇴직연금에 대해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등 많은 궁금증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실사를 진행할 때 대상에 제한은 없으나 보통 법률, 영업, 재무, 세무 4가지 분야에 대해 각각의 자문사를 선정하고 검토를 진행하게 된다. 이 중 가장 핵심은 수익성과 인수 제안가를 판단하게 하는 재무쪽이다.
롯데카드는 신용카드사 중 유일한 유통계열 카드사로 우량한 백화점 여성 고객군이 전체 회원의 80% 가까이 차지해 업계에서 독특한 포지션을 갖고 있다. 특히, 타사의 빅데이터와 달리 고객들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에서 구매한 제품의 품명까지 알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를 활용해 좀 더 정교한 마케팅 및 고객 유치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내 모든 유통계열사의 빅데이터를 다루는 롯데멤버스 엘포인트와의 향후 협업 여부도 인수 후보자들의 관심사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역시 인수기업과 빅데이터 분야 협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화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모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롯데카드의 베트남 사업은 최근 현지 법인이 베트남 은행협회 공식 가입을 완료했다. 4월 중 신용카드 영업 시작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베트남 금융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금융산업 인가에 워낙 까다로워 외국계 기업의 신규 진입이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금융사 중 외국계 은행 1위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은행은 1993년 베트남 첫 진출부터 2009년 법인 전환까지 무려 16년을 현지 시장에 투자했다.
이처럼 인가에 까다로운 베트남 정부가 국내 카드사 최초로 롯데카드에 라이센스를 준 배경에는 오랜 기간 베트남에 2조원 가까이 투자하며 공을 들여온 롯데그룹과의 우호적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카드 인수 후보자들은 롯데카드의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 그리고 지난해부터 시작한 소비자금융 사업과 곧 시작될 신용카드업의 수익성 등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손보는 당초 다른 롯데 금융계열사 매물에 비해 투자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업계 우려와 달리 5곳의 숏리스트를 확보했다. 특히 5조9000억원의 손보업계 2위 자산규모를 가진 퇴직연금 사업이 강점이다. 퇴직연금 운용자산의 투자이익률은 2015년부터 3.5~3.6% 수준으로 보험업계 평균(2018년 3분기 기준 약 2.9%로 추정)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인수 후보자들 역시 향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될 퇴직연금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중 전략적 투자자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의 밸류업에 성공해 매각까지 마무리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사모펀드의 인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며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 모두 인수 의지가 강한 만큼 이들이 써낼 인수가가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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