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살해 후 시멘트 부어 4년간 시신 유기한 부부 등 3명 검거

남편과의 관계를 의심해 지인을 살해한 뒤 시신에 시멘트를 붓고 고무통에 4년 넘게 유기한 부부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살인, 시신은닉·유기 혐의 등으로 28살 A 씨와 B 씨를, 시체 은닉·유기 혐의로 A 씨의 남동생 26살 C 씨를 구속했다고 오늘(13일) 밝혔습니다.

부부 사이였던 A 씨와 B 씨는 2014년 12월 부산 남구 피해자 D(당시 21살) 씨의 원룸에서 D 씨를 폭행·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두 사람이 흉기를 이용해 피해자를 마구 폭행했다는 진술이 나온 상태로 폭행 과정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범행 후 D 씨의 시신을 원룸 안에 있던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시멘트를 부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C 씨가 도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범행 이틀 뒤 시멘트가 굳자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자신들이 사는 집까지 옮겼다고 진술했다"며 "이후 집 앞마당 고무통 안에 시멘트와 섞여 있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서 꺼내 옮겨 닮았고 냄새가 나지 않도록 세제나 흙도 부었다"고 말했습니다.

A 씨 등은 범행 1년 뒤 다른 주택으로 이사를 하면서 해당 고무통과 여행용 가방 등도 같이 옮겼습니다.

경찰은 범행 7개월 전 A 씨와 D 씨가 경북지역 한 휴대전화 제조공장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렵고 가족들 관계가 소원했던 D 씨는 A 씨를 알게 된 후 많이 의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의 제안으로 두 사람은 A 씨 가족이 있는 부산에 내려와 3주 정도 함께 살았고 이후 D 씨가 원룸으로 독립했습니다.

D 씨 가족들은 "부산에서 아는 언니와 함께 지낸다"는 마지막 연락을 받은 뒤 소식이 끊기자 2015년 12월 가출 신고를 했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5년 만에 드러났습니다.

올해 1월 B 씨와 이혼한 A 씨가 지인과 술자리를 하던 중 자신이 D 씨를 살해해 보관하던 사실을 이야기했고, 해당 지인이 지난 8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A 씨 집 고무통에서 사람 추정 유골이 나오자 형사전담팀을 구성하고, 세 사람의 위치를 추적해 신고 40시간 만에 모두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D 씨와 전 남편 사이를 의심한 것이 범행의 발단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유골만 남아있는 상태여서 국과원 부검을 통해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면서 "D 씨 시신이 보관된 집에 A 씨 어머니도 함께 살고 있어 A 씨의 어머니도 시신 유기 사실을 알았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