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3월 12일 뉴스초점-사교육비 또 '역대 최대'
입력 2019-03-12 20:10  | 수정 2019-03-12 20:55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 19조 5천억 원. 학생 1인당 월평균 29만 천 원.

오늘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실태 조사 결과입니다. 상승률이 역대 최고인 데다, 물가상승률인 2%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학생 수는 2.5%가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오히려 더 늘어난 거죠.

그런데 이 금액을 보고 사람들은 또 한 번 놀랍니다. 역대 최대라면서 고작 29만 원이라고? 하면서요. 그도 그럴 것이, 보통 학원에서 한 과목당 3, 40만 원을 받기에, 두 과목만 들어도 6, 70만 원이 훨씬 넘게 됩니다. 게다가 고액 과외 중에는 100만 원을 넘는 것도 많으니, 29만 원이 나올 수 없다는 거죠.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을 해서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 금액을, 전체 학생 수와 나눴으니 적게 나온 거죠. 그렇기에 사교육을 받는 학생만 계산해보면 금액은 펄쩍 뛸 겁니다. 하지만 이것도 적게 나오는 겁니다. 요즘은 정권마다 바뀌는 갈지자 교육정책에, 대학 입학 전형이 어떻게 바뀔지 종잡을 수가 없으니, 소위 '입시 코디'라는 컨설팅까지 받거든요.

'사교육은 공교육 정상화를 통해 해결하겠다.' 3년 전 대선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교육 공약입니다. 교육 학점제 도입과 고교 서열화 해소 등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건데, 정작 학원 영업시간 규제나, 선행 교육 상품 제재 등 사교육을 줄이는 대책은 빠졌지요.

그 결과 2007년 이후 줄고 있던 사교육 참여율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다시 늘었습니다. 심지어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2017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한 영어조차 사교육 부담도 증가했습니다. 이런 걸 부작용이라고 하지요.

오늘 당·정·청은 국가 교육 기본계획을 세우고 교육정책의 방향을 잡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백년지대계에 대한 큰 그림도 중요하지만, 지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반성이 먼저 아닐까요. 다행히 교육부가 통계를 현실화하겠다고는 했지만, 또 언제가 될지요. 당장, 이 시각에도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학원에, 과외에, 말 그대로 등골이 빠질 지경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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