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년 새 두 배 급증…대책 없는 데이트폭력
입력 2019-03-09 19:30  | 수정 2019-03-10 20:16
【 앵커멘트 】
연인 간 데이트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꽤 됐죠?
지난해에만 1만 8천여건, 그래서 안전이별이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정부가 엄정 대응 방침까지 밝혔지만, 처벌을 강화하는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26일 오후 2시쯤, 20대 남성 A씨가 서울의 한 원룸 건물 주차장에 찾아왔습니다.

여자친구 B씨가 이별을 통보하고 만나주지 않자 여자친구의 집 근처로 온 겁니다.

감정이 격해진 A씨는 "자해하겠다"며 난동을 부렸고, 자신의 몸과 주차돼 있던 차에 라이터 기름을 뿌렸습니다.

A 씨가 불을 붙이려는 순간, 다행히 신고를 받고 온 경찰이 붙잡아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남성이) 불까지 붙이려고 휘발유 뿌리고 그래서 경찰 부르고. (뿌린) 소화기 하얀 분말이 온 주차장에…."

지난 1월에는 여자친구의 외도를 의심한 20대 남성이 말다툼 끝에 흉기로 자신의 여자친구를 살해한 일도 있었습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1만 8천 6백여 건으로 2년 사이 두 배가량 늘어났습니다."

국회에서 데이트폭력 등 특수관계에서 발생한 폭력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여러 건 발의됐지만, '교제관계'를 규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데이트 폭력 가해자를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의무 체포해 격리하도록 법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변혜정 /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 "(연인)관계의 문제잖아요. (여성들이) 그냥 헤어지는 걸로 종결을 하고 싶어해요. (그런데) 데이트폭력도 폭력이라고 인식을 개선…."

정부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법적 미비 등의 현실적 한계로 문제는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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