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0년된 논현동 학교터가 도서관 낀 아파트로
입력 2019-03-08 17:38  | 수정 2019-03-08 20:57
서울 강남의 요지임에도 40년 넘게 사실상 방치됐던 논현동 40 일원. 디벨로퍼 신영이 이곳에 복합 도서관과 고급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호영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와 학동공원 사이 노른자 땅에 음악·전시공간까지 갖춘 복합 도서관과 150여 가구 규모 저층 고급 아파트 단지 건립이 추진된다. 논현동 40 일대는 1970년대 강남 개발 당시 학교용지로 지정됐지만, 학교 건립 수요가 줄어들면서 골프연습장 등으로 사실상 40년 넘게 방치됐던 곳이다. 국내 최대 디벨로퍼인 신영이 빠른 의사 결정을 무기로 지난해 전격 땅을 매입했고,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유휴용지 개발에 착수해 눈길을 끈다.
8일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논현동 40(1만3161㎡)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공람을 진행했다. 이달 중 강남구의회 자문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에 바뀌는 지구단위계획은 당초 공공청사가 예정됐던 용지에 도서관을 건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현동 40 일대는 1975년 학교용지로 지정됐으나 인근이 가구상가, 오피스 등으로 채워지면서 학교 설립 수요가 없어졌고, 상당 기간 나대지나 골프연습장으로 사용되며 방치됐다. 재작년 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안젤로고든이 인수해 학교용지에서 일반주거2종으로 용도 변경을 진행했고, 국내 최대 부동산 디벨로퍼인 신영이 지난해 말 안젤로고든으로부터 땅을 사들였다.
지난해 용지 매각 당시 다른 시행사나 대기업 계열사 등에서도 관심을 보였지만 신영이 특유의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땅을 매입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영 측은 해당 용지의 약 90%에 해당하는 1만1798㎡에 최고 10층 높이 5개동, 아파트 148가구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다. 올해 초 강남구에서 사업계획을 승인받았고 이제 땅을 파기 위한 굴토심의와 착공신고만 남았다.

신영 관계자는 "대부분 가구를 전용면적 84~178㎡(약 30~70평) 중대형 고급 단지로 계획 중"이라면서 "올해 6월 정도에 착공해 2년 뒤인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주거2종 용도지역에서는 본래 7층까지 주택 건립이 가능하지만 이 단지는 최고 10층으로 추진된다. 사업자인 신영이 아파트 층고를 10층까지 높이는 대신 전체 사업용지의 약 10%에 해당하는 땅(1363㎡)에 음악·전시공간 등 다양한 주민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복합 도서관을 지어 강남구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강남구는 당초 기부채납 용지에 구청 별관을 계획했으나,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시설인 도서관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도서관은 연면적 9074㎡ 규모로 강남구 내 공립도서관으로는 가장 큰 규모가 될 예정이다. 강남구와 신영은 핵심 요지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현재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구청 담당자는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 도서관으로서 단순히 책만 읽는 곳이 아니라 구민이 모여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문화콘텐츠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신개념 명품 도서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논현동 40은 강남에서도 핵심 입지여서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 안팎에서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지하철 7호선 학동역과 논현역 사이에 위치했고, 3호선 신사역도 직선 거리로 약 500m 떨어져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3.3㎡당 4844만원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논현동 가구거리 일대는 워낙 도로나 교통환경이 좋고 학동역 일대에 오피스도 많아 고급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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