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2개월여 만에 29조원가량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 협상 진행 상황이 국내 반도체·정유·자동차·가전 등 수출 주력 업체들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상장사 이익 추정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상장사들이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면서 올해 실적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7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4곳의 실적을 집계해 보니 이날 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159조2750억원이었다. 작년 말 이들 상장사에 대한 영업이익 추정치는 188조1293억원이었는데 2개월여 만에 무려 28조8543억원(-15.3%)이나 감소한 것이다.
174곳의 작년 영업이익은 175조7764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에 국내 증권사들은 이들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2개월여가 지난 현시점에선 되레 9.4% 감소할 것으로 전망 자체가 바뀌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수준이 올해 들어 낮아지고 있다"며 "다른 업종에서도 하향 추세가 나타나면서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 대상 중 132곳(75.9%)의 이익 전망치가 내려갔을 정도로 대부분 업종에 대한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날 기준으로 37조6893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51조7937억원) 전망치에 비해 27.2% 줄어든 것이고 작년 실제 영업이익(58조8867억원)보다 36%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도 작년 말(17조2276억원)에 비해 40.3%나 하향 조정된 10조2790억원에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투 톱'의 영업이익 전망 감소분은 21조530억원에 달해 조사 대상 상장사 전체 감소분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주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내려가는 이유는 '반도체 바닥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재고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반도체값 하락폭이 예상보다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늘어난 메모리 재고가 올 1분기에도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반도체 가격의 조기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진행 상황도 국내 반도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6년간 2000억달러 이상 사들이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실적 기여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실적 추정치도 올해 들어 33.4%나 하향 조정됐다.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용 부품 실적이 악화된 데다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 중인 자외선(UV) LED, 열전반도체 등 신사업 실적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와중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제 마진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배터리 사업은 작년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이 업체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분리해 'SK아이이소재'를 새로 설립하는 등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이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올해도 실적 기여도가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4720억원으로 작년 말 예상보다 17.3% 낮아졌다.
작년에 중국 사업 철수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롯데쇼핑 실적 전망치도 올해 들어 14.3% 낮아졌다. 올해 중국 할인점 두 곳에서 철수가 예상되고 국내 백화점 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영업이익 추정치가 9.7% 내려간 4조9207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 영업이익(5조5426억원)보다 11.2% 감소한 수치다.
LG전자는 세탁기 등에 고율 관세가 붙어 미국 시장에서 불리한 싸움을 하느라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작년 말보다 17.3% 내려갔다.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미·중 무역전쟁 협상 진행 상황이 국내 반도체·정유·자동차·가전 등 수출 주력 업체들 실적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상장사 이익 추정치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상장사들이 주력 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면서 올해 실적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뒤따르고 있다.
7일 매일경제신문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상장사 174곳의 실적을 집계해 보니 이날 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159조2750억원이었다. 작년 말 이들 상장사에 대한 영업이익 추정치는 188조1293억원이었는데 2개월여 만에 무려 28조8543억원(-15.3%)이나 감소한 것이다.
174곳의 작년 영업이익은 175조7764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에 국내 증권사들은 이들 상장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7% 증가할 것으로 봤는데 2개월여가 지난 현시점에선 되레 9.4% 감소할 것으로 전망 자체가 바뀌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 수준이 올해 들어 낮아지고 있다"며 "다른 업종에서도 하향 추세가 나타나면서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은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 대상 중 132곳(75.9%)의 이익 전망치가 내려갔을 정도로 대부분 업종에 대한 실적 부진이 예고됐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이날 기준으로 37조6893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51조7937억원) 전망치에 비해 27.2% 줄어든 것이고 작년 실제 영업이익(58조8867억원)보다 36%나 감소한 수치다.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추정치도 작년 말(17조2276억원)에 비해 40.3%나 하향 조정된 10조2790억원에 그치고 있다. 올해 들어 반도체 '투 톱'의 영업이익 전망 감소분은 21조530억원에 달해 조사 대상 상장사 전체 감소분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주에 대한 실적 추정치가 계속 내려가는 이유는 '반도체 바닥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재고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반도체값 하락폭이 예상보다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늘어난 메모리 재고가 올 1분기에도 줄어들지 않고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 재고 수준을 감안할 때 반도체 가격의 조기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 진행 상황도 국내 반도체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 반도체를 6년간 2000억달러 이상 사들이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리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실적 기여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실적 추정치도 올해 들어 33.4%나 하향 조정됐다.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이폰용 부품 실적이 악화된 데다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추진 중인 자외선(UV) LED, 열전반도체 등 신사업 실적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와중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정제 마진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배터리 사업은 작년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최근 이 업체는 배터리 소재 사업을 분리해 'SK아이이소재'를 새로 설립하는 등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이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 나오지만 올해도 실적 기여도가 낮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4720억원으로 작년 말 예상보다 17.3% 낮아졌다.
작년에 중국 사업 철수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롯데쇼핑 실적 전망치도 올해 들어 14.3% 낮아졌다. 올해 중국 할인점 두 곳에서 철수가 예상되고 국내 백화점 구조조정 관련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들어 영업이익 추정치가 9.7% 내려간 4조9207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작년 영업이익(5조5426억원)보다 11.2% 감소한 수치다.
LG전자는 세탁기 등에 고율 관세가 붙어 미국 시장에서 불리한 싸움을 하느라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작년 말보다 17.3% 내려갔다.
[문일호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