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맹점 동맹휴업까지…생존 기로에 선 화장품 로드숍
입력 2019-03-07 17:02 
토니모리가맹점주협의회가 7일 서울 서초구 토니모리 본사 앞에서 상생안 수용 촉구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 신미진 기자]

K-뷰티 신화를 열었던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이 생존 기로에 섰다. 가맹점주들은 동맹휴업도 불사하며 온라인 최저가 판매 규탄에 나선 반면 가맹본사는 로드숍만으로는 급감하는 수익을 감내할 수 없다며 판매 채널을 넓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토니모리가맹점주협의회는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토니모리 본사 앞에서 '상생안 수용 촉구대회'를 열고 가맹본부에 수익배분 정상화와 온라인 최저가 판매 금지 등을 요구했다.
토니모리가맹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총 200개 가맹점 중 100여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 본사 측에 상생안 수용 요구 의지를 피력하기 위한 동맹휴업이다. 화장품 로드숍 가맹점주들이 항의성으로 동시에 문을 닫은 건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승 토니모리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계약상 1년 중 총 7일을 본사와 협의없이 휴업할 수 있는데, 이 중 하루를 할애하는 데 많은 가맹점주들이 동의해줬다"며 "그만큼 본사와의 대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1번가와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오프라인 가맹점과 함께 진행한 세일이 끝난 뒤에도 할인된 가격에 판매를 해 점주들이 항의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며 "공정한 영업을 해달라는 게 가맹점주들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도 지난해 말 집회를 열고 온라인 초저가 판매 금지와 마진율 회복 등을 본사에 촉구한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의 각 가맹점주협의회는 올해 초 '전국화장품가맹점주협의회'를 결성하고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화장품 가맹본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으로 기울어진 소비 트렌드에 오프라인 매장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급감한 손실을 감내하기 위해선 판매 채널 다각화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토니모리는 지난해 51억원의 영업손실 냈다. 이는 2017년 영업손실 19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5% 감소했으며, 에뛰드는 적자 전환해 아모레퍼시픽의 전체 실적을 끌어 내렸다.
위기 타개를 위해 가맹본사는 판매 다각화에 나섰다. 토니모리는 헬스앤뷰티(H&B)스토어 전용 제품을 만들어 입점시키기 시작했고,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라이브'를 열고 타사 브랜드를 판매 중이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이 영업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어 확장은 어려운 상항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세는 온라인과 편집숍으로 기울었는데 로드숍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 가맹점주들과의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되 더 이상의 로드숍 사업 확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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