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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개점휴업한 대부업 1위 산와대부, 신규대출 전면 중단
입력 2019-03-07 11:37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와 자금난에 점포를 닫고 있다. [사진 제공 = 강영국 기자]

국내 대부업계 1위인 산와대부(브랜드명 산와머니)가 지난달 하순부터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대부업체에서 급전을 조달하는 신용도가 낮은 자영업자 등 서민층의 자금 애로가 가중될 전망이다.
7일 대부업권에 따르면 산와대부는 콜센터로 개별 연락해오는 대출 신청자에 한해 신규대출이 중단됐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공식적으로 대출이 중단됐다고 알리기보다는 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건에 대해 그때그때 개별 안내하는 방식이다.
산와대부 본사 경영 총괄부문 관계자는 "신규대출 중단이 언제 해소될지 모른다"며 "지난달 하순부터 신규대출 중단 방침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현재 신규대출을 비롯해 기존 대출자의 재대출, 추가대출 등 일체의 신규영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와대부가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내 철수설에 대한 관측도 나오지만, 관련 업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에 따르면 외부 차입상환과 대손율 상승, 불실채권 정리 문제로 산와대부가 당분간 신규대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부 차입상환과 관련, 앞서 산와대부는 지난해 5월 약 16억TRI, 원화 기준 약 4000억원 규모의 터키 리라화채권에 투자했다가 약 1230억원(지난해 8월 14일 기준)의 평가손실을 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한 환헤지가 이뤄지지 않아 터키발 금융불안 확대 속에 손실 폭을 키웠다. 산와대부의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이익이 183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는 단일 건으로 그 규모가 상당하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산와대부 측이 터키채권 4000억원어치를 사면서 차입을 했는데 만기 연장도 가능하지만 회사에서는 상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차입금 상환 등 때문에 영업을 잠시 중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또 산와대부가 이달 말까지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4월부터는 지역별로 대출을 재개하되, 연체율이 높은 지역은 신규대출 중단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4월중 다시 재개되는 대출은 지역별로 최근 3개월 평균 실적을 목표로 한도를 부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계 1위인 산와대부가 신규대출을 중단하면서 저신용·서민들의 급전 문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마진율이 적어진 대부업계 평균 대출 승인율은 10%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청자 10명중 1명꼴로만 대출을 승인해주는 형편이다. 일부 대형 대부업체는 지난해 자산을 모두 다른 대부업체에 처분하고 영업을 접은 곳도 있다.
산와대부는 일본의 같은 계열인 산화흥업으로부터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국내 시장에서 성장했다. 경쟁사인 기존 1위 업체인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 인수로 대부자산을 이전하거나 처분하기로 하면서 산와대부의 국내 독주가 시작됐다. 산와대부가 가장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대출채권 보유는 2조2800억원 가량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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