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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재개발 취소하면 市가 돈 대준다더니…
입력 2019-03-06 17:23  | 수정 2019-03-07 08:58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지 10년 만인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서울 성북4구역. [매경DB]
박원순 서울시장 첫 취임 직후인 2012년 1월 30일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을 내놓으면서 조합추진위원회 해산 시 그동안 써왔던 사업비인 '매몰비용'을 대부분 해결해줄 것처럼 얘기했지만 실제 지원은 10%대 중반 수준으로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016년에 한층 강화된 뉴타운 출구전략을 내놓으면서 최근 3년간 조합추진위원회 설립까지 됐던 뉴타운 정비구역이 100곳 넘게 해제됐다. 매물비용 청구가 봇물 터지듯 이뤄지면서 앞으로 서울 곳곳이 매몰비용 지뢰밭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6일 매일경제가 서울시에 의뢰해 2012년 1월 30일 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7년 동안 매몰비용 지급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26개 구역에서 총 962억7000만원(구역당 약 37억원)의 매몰비용을 서울시에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지급액은 154억9000만원(구역당 약 6억원)에 그쳤다. 매몰비용 보조액이 신청금액의 16%에 불과한 것.
박 시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할 당시 "출구전략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사용한 법정비용 일부를 보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6개월 뒤인 같은 해 7월 23일 당시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던 이건기 전 부시장(현 해외건설협회 회장)은 매몰비용 지원과 관련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매몰비용 문제 등을 점차 해소해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 실제 만들어진 서울시의 매몰비용 보조 기준은 까다로웠다. 주민 3분의 1 이상이 해제요청서를 올리고 사업 찬성률이 50%가 안 돼 시장이 직권해제를 한 경우 최대 70%까지 지원해 주기로 했다. 서울시의 보조금 지원 범위(70%)와 실제 평균 지급률(16%) 차이가 큰데, 이는 시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조합추진위원장과 임원들 급여를 제외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 재개발을 포기하면 서울시가 매몰비용을 내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제를 결정한 조합이나 추진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 발표로 재개발 사업 진행 찬반이 팽팽했던 대립 지역들에선 해제해도 조합원의 손해는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해제 쪽으로 기운 사업지가 많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생색만 내고 실제 비용 지원에는 까다롭자 시공을 맡기로 했던 건설사가 매몰비용 부담을 대신 떠안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정비구역 해제 이후 매몰비용으로 갈등하고 있는 성북4구역 조정 사례를 공개했다. 채무 17억원 가운데 시공을 맡기로 했던 현대건설이 13억원을 포기(3억원은 세금 감면으로 보전)하고 나머지 4억원만 조합추진위와 연대보증인이 갚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가 재작년 3월 한양도성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주민투표 절차도 없이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시킨 옥인1구역도 시공사로 선정됐던 대림산업이 매몰비용 45억원 가운데 일부를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성북4구역은 해제 후 조합이 6개월 이내 보조 신청을 하지 않았고, 옥인1구역은 최근 심의에서 시가 38억원을 보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2016년 서울시가 강화된 뉴타운 출구전략을 내놓으면서 추진위뿐만 아니라 조합 해산 때도 매몰비용을 보조하기로 범위를 확대했다. 이후 최근 3년간 조합(추진위 포함) 설립까지 됐던 뉴타운 정비구역이 100곳 넘게 해제됐다. 매물비용 청구가 봇물 터지듯 이뤄지면서 앞으로 서울 곳곳이 매몰비용 지뢰밭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울 한 자치구의 정비사업 관계자는 "해제 요청 후 실제 해제까지 2~3년, 해제 뒤 청구된 매몰비용 검증에 6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앞으로 매몰비용 처리를 놓고 시와 조합, 조합 임원진과 일반 조합원 간 갈등이 우후죽순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거여건 개선을 포기시키는 데 엉뚱한 시민들의 돈을 대규모로 투입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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