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미북 `노딜`에 꺾인 증시, 미중 해빙무드 타야 반등
입력 2019-03-03 17:34 
연초 이후 상승 궤도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미·북 협상 결렬 여파로 2200선 밑으로 하락한 가운데 3월 국내 증시는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매력 부족 등으로 쉽지 않은 한 달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3월 미·중 무역분쟁 타협안이 도출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 동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3일 매일경제신문은 주요 증권사 센터장들에게 3월 국내 증시 전망을 물었다. 대다수 센터장은 이달 국내 증시가 정체된 흐름이나 조정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 장세에 무게를 뒀다. 김 센터장은 "1~2월 상승으로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0.3배까지 올라 저가 메리트가 희석됐다"며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가 악화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베어마켓 랠리의 상승 강도는 대체로 10% 수준에 불과해 1~2월 상승으로 평균적 상승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PER 11배 수준까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펀더멘털의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3월 초·중순에는 상승 모멘텀 공백기에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데 미·북정상회담도 좋지 않게 마무리돼 국내 주식시장에는 돌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제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로 2%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월은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부담감, 단기에 집중됐던 외국인 수급 강도 둔화, 밸류에이션 부담 등이 산재해 있다"며 "브렉시트와 관련된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3월은 상승 국면 직전에 휴지기 정도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2월 코스피에서 4조190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매수 강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반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3월 국내 증시는 2월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스피 안도 랠리의 추가 연장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3월 중국 양회를 전후로 중국 경기 부양책이 전면화할 수 있고 미국의 통화 긴축 노선이 변곡점을 통과하는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중정상회담과 주요 2개국(G2) 통상마찰 위험이 해빙 무드로 전환할 수 있는 보아오포럼 등 큰 이벤트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이 같은 이벤트는 예고된 악재 현실화와 컨센서스에 준하는 경기 둔화 파장을 상쇄하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제고에 일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3월 코스피 상단을 2260~2350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하단은 2100~2190 수준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3월엔 미·중 무역분쟁 타협안 도출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미국은 당초 1일로 예정됐던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시한을 연기했다. 조 센터장은 "미·중 통상마찰 변수는 빠른 협상 타결보다는 장기간 협상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며 "타협의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분명히 긍정적 요인이지만 중간중간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정 센터장은 "호재 이벤트에 대한 기대는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수 있지만 이미 시장 상승 과정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 동력으로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기대와 현실 간 괴리가 확인됐을 때 실망감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연초 이후 안도 랠리가 진행됐기 때문에 호재에 대한 반응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 주목할 만한 종목으로는 SK텔레콤과 한미약품 등이 언급됐다. 오 센터장은 "3월 투자 유망 테마는 모빌리티, 5G·폴더블, 업황 턴어라운드, 차이나 플레이 등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한미약품을 언급하며 "신약 개발 성과와 매크로 성장 둔화 국면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성장주"라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 소비 부양을 생각하면 현대차·아모레퍼시픽, 반도체 업황 바닥 통과와 밸류에이션·배당 메리트를 생각하면 삼성전자가 유망하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조선·기계 등 산업재와 철강 등 소재 종목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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