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입주문턱 낮춘 강남 장기전세
입력 2019-03-03 17:14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높은 전세금으로 인해 공실이 지속되고 있는 강남권 장기전세주택에 대해 3월 입주자 모집부터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5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높은 임대료 대비 입주 조건이 너무 빡빡해 입주자가 나타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3일 서울시와 SH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달 28일 '제36차 장기전세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과거 청약 미달이 발생해 공실로 남아 있는 장기전세주택 입주 신청자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50%까지 완화하기로 하고 3월 입주자 모집(11~13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4인 가구 기준 입주자 소득기준이 현재 월 739만원에서 924만원까지 높아져 청약 신청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신청을 하려면 2월 말 기준 서울시에 거주하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이어야 한다. 일반공급과 다자녀 우선공급은 소득기준 이외에 가구 구성원 전원이 소유한 부동산의 합산가액이 2억1550만원 이하, 소유 자동차도 2799만원 이하(2대 이상인 경우 높은 가액 기준)라면 신청이 가능하다.
SH가 이번에 공급하는 공실 장기전세주택은 7개 단지 총 78가구다. 이 가운데 서초구(57가구)와 송파구(20가구)가 거의 대부분이다. 주요 단지는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30가구)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10가구) △송파구 장지동 위례A1-10(20가구) 등이다. 서초·송파 이외 공실은 전용면적 126㎡로 대형인 성북구 하월곡동 동일하이빌뉴시티 1가구뿐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20% 저렴한 전세 보증금으로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다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권 3구는 주변 아파트 시세가 워낙 높아 전용면적 59㎡ 소형 장기전세주택도 전세금이 대부분 5억원을 넘는다. 반면 입주 신청자 소득기준은 재작년까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로 낮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난해 입주자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20%까지로 한 차례 완화했지만 여전히 공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강남의 공공임대주택은 저렴한 가격 대비 지리적 이점이 크지만 표면적인 임대료 부담 때문에 결국 수혜층인 서민층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며 "공실로 남겨두는 것보다는 중산층에게도 혜택을 주는 것이 더 현실적 조치"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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