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석유화학 업계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현실과 동떨어져"
입력 2019-03-03 13:49  | 수정 2019-03-10 14:05
'부생수소 5만t 활용' 정부 구상에, 업계 "가뜩이나 부족한데..."


정부가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부생수소 활용 방안을 내놨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잘못된 수요 분석에 따른 비현실적인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에서 추출한 수소로, 친환경차 연료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석유화학 업체들이 국제유가 변동과 경기 흐름에 따른 부침이 심한 정유사업 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고부가가치를 내는 부생수소와 같은 비정유 사업을 키우는 데 주력을 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체들이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자체 화학 공정에 투입하는데, 양이 부족해서 필요 물량의 20% 정도는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정유업체인 A사의 경우 지난해 부생수소 자체 생산 물량이 부족해 무려 3만t을 외부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부생수소 5만t(수소차 25만대 분량)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에서 수소차 확산에 필요한 부생수소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체들은 업계 자체적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해 외부 조달 물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부생수소를 추가로 생산하더라도 수소차에 투입할 여력은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고도화 설비 가동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생산한 부생수소만으로 부족해 수소 제조업체인 '덕양'으로부터 조달받기 시작했으며, SK이노베이션도 비슷한 처지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정부가 추가 공급 물량으로 추산한 '5만t'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숫자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정유업체들이 생산설비를 풀가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부생수소를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면서 "그러나 설비 가동률은 항상 100%가 아니라 시황에 따라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생수소 5만t을 추가로 얻자고 팔리지도 않을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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