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자신을 비방해 시민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경찰에 밝혔다.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라 신 전 사무관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손 의원을 처벌할 수 없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신 전 사무관이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손 의원에 대한 처벌 불원서를 최근 제출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측은 지난 25일 신 전 사무관 측과 대면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이 청와대의 KT&G 사장 인사 개입·적자 국채 발행 압박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지난달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판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에는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거다.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건 돈",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했다",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불발탄을 든 사기꾼에게 더 망신을 당해선 안된다"는 내용이 쓰여있었다. 손 의원은 다음날 바로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손 의원의 글이 논란이 되자 시민단체 정의로운시민행동과 서민민생대책위는 서울남부지검에 손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후 남부지검은 영등포경찰서로 사건을 보냈다. 경찰 측은 지난 20일 고발인 조사를 마친 후 신 전 사무관 측과 접촉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신 전 사무관 측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만큼 더이상 수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사건을 조만간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 송치할 예정이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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