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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체인지업 연마, 아직은 `실험 단계` [현장스케치]
입력 2019-02-27 08:49  | 수정 2019-02-27 10:12
오승환은 이번 캠프에서 체인지업을 실험중이다. 실제 얼마나 많이 사용될지는 알 수 없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콜로라도 로키스의 오승환이 새로운 무기를 '실험중이다'. 스프링캠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오승환은 27일(한국시간) 솔트리버필드에서 열린 솔트 리버 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4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3개의 공을 던졌고 그중 1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오승환은 이날 포심 패스트볼을 비롯해 자신의 두 번째 구종인 커터, 여기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졌다. 가지고 있는 무기는 다 실험한 셈.
특히 이번 캠프에서 집중 연마중인 것으로 알려진 체인지업도 한 개 던졌다. 오승환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른손 타자에게 일부러 던졌다. 조금 더 낮게 들어가야 한다. 타이밍은 뺏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불펜 투수가 3~4가지 구종을 던지는 경우는 흔치않다. 오승환도 그렇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지난 시즌 그는 51.27%의 포심 패스트볼과 30.91%의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8.18%) 체인지업(7.93%) 싱커(1.64%) 등을 간간히 섞어 던졌다.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과 낮은 코스의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승부를 하는 투수다.
대다수의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불펜 투수들은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고 이를 집중 연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승환은 이번 캠프에서 레파토리의 다양화를 선언했다.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경기에 들어가면 불펜 투수는 공을 20개 내외로 던진다. (여러 구종을) 많이 던질 시간도 안 된다"며 정규 시즌에서 다양한 구종을 고르게 구사하는 것은 현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여러 구종을 던져보고 싶은 마음에 변화구 비율을 높이겠다고 한 것이다. 실전에서는 그렇게 많은 구종을 쓸 수는 없다. 지금은 원래 슬라이더를 던져야 할 타이밍에 다른 구종을 던져보겠다는 얘기다. 그렇게 패턴에서 조금씩 벗어나보겠다는 얘기였다"며 구종 다양화의 진짜 의미에 대해 말했다.


한마디로 지금 체인지업을 연마하는 것은 말그대로 '실험'이라는 뜻이다. 버드 블랙 감독도 '실험'이라는 단어로 오승환의 체인지업 연마를 설명했다. "그가 정말로 4가지 구종이 필요한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말문을 연 블랙은 "그는 두 가지 아주 좋은 구종을 갖고 있다. 체인지업은 실험하는 중이다. 그는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잘 제구하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커브를 제대로 던질 수 있다면 괜찮을 것(블랙 감독은 오승환의 슬라이더를 커브라 표현했다)"이라며 결국은 두 가지 구종을 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쨌든, 캠프 기간에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는 것은 절대 나쁜 일이 아니다. 새로운 무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경쟁자의 본능. 오승환은 '류현진에게 슬라이더에 대한 조언을 부탁한다'는 질문에 "워낙 감각이 뛰어난 친구라 조언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나보다 좋은 공을 가진 선수에게 무슨 얘기를 하겠나. 오히려 내가 배워야 한다. (류)현진이가 던지는 체인지업은 내 손에 맞지 않고 커브를 배워야겠다"며 웃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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