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 52시간제 시행 4개월전…국내외 증권사 "바쁘다 바빠"
입력 2019-02-25 17:37  | 수정 2019-02-25 20:21
금융투자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4개월을 앞두고 분주해졌다. 증권사들은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외국계 증권사 대표급 인사 1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각사 대표들은 주 52시간제 시행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맞춰 주 52시간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외국계 증권사, 특히 투자은행(IB) 부문은 본사 콘퍼런스콜과 해외 출장, 야간 고객 미팅, 밤샘 자료 준비 등이 다반사다. 주 52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사례가 흔하다. IB 담당 임직원은 철저한 실적 논리에 따라 보상과 승진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일해 왔다.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지만 현실과 제도 사이에 간격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 52시간제 시행에 앞서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은 4월 1일부터 정시 근무시간을 오전 8시~오후 5시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오후 5시에 사무실 컴퓨터가 꺼진다. 아울러 3월 한 달간 PC 팝업창을 통해 매일 근무시간 변경을 안내하기로 했다. NH투자증권은 또한 지난주부터 수요일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오후 5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앞서 정시 근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다.
KTB투자증권은 7월부터 PC오프(Off)와 유연근무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주 40시간 근무가 원칙이며 연장 근무 시 보상휴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5월부터 PC오프를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아울러 이 회사는 직무별 유연근무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DB금융투자도 유연근무와 PC오프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어떤 방식으로 유연근무제를 적용할지 논의 단계다.

주 52시간 체제에 맞게 이미 근무 형태를 바꾼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5월 근로시간 단축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직무별 유연근무제를 시범 적용했다. 이어 이달 1일부터 시차출퇴근제 등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9월 PC오프제도를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PC를 이용할 수 없다. 또한 개별 근로 형태에 맞게 유연한 출퇴근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작년 7월부터 매일 오후 6시가 되면 PC가 자동으로 꺼진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주 52시간 체제에 돌입했다.
[정승환 기자 /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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