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플라스틱, 섬유로 웨어러블 전자소자 만든다
입력 2019-02-25 11:21 
부도체 3D프린팅 도금에 필요한 특수 잉크(왼쪽)와 이를 이용해 제작한 구리 인쇄물(가운데). 시계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자소자를 플라스틱 소재에 구리를 도금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 섬유 같은 부도체를 도금해 전기가 잘 통하도록 해 주는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와 드론 등에 필요한 가볍고 유연한 전자소자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설승권 한국전기연구원 나노융합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부도체의 표면에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인 구리를 얇게 코팅할 수 있는 '고전도성 구리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ACS)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앤 인터페이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일상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도금 방식은 전압을 인가해 도금을 하는 전기도금법이다. 전기연 연구진은 2015년 전기도금법 방식의 3D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전기도금법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는 적용이 불가능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연구진이 개발한 무전해도금법 3D프린팅 기술은 흔히 쓰이는 전기도금법과 달리 전기를 쓸 필요가 없고 화학반응만을 이용해 도체는 물론이고 부도체에까지 적용할 수 있다. 섬유 표면처럼 불규칙하고 복잡한 표면 위에도 균일한 두께로 신속하게 도금할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금속의 환원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촉매 물질을 함유한 3D프린팅 잉크를 개발했다. 이 잉크를 이용해 3D프린팅을 하면 폭이 수 ㎛(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수준인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다. 이 구조물의 표면에 구리를 코팅하면 구조물 속 촉매 물질에 의해 구리가 잘 흡착된다.
이 기술을 이용해 만든 구리 도금 인쇄물의 전기전도도는 일반 구리의 약 70% 수준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방지를 위한 작업이나 전기전도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열처리 과정이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
설 연구원은 "공정이 단순하고 대면적에도 활용 가능한 만큼 활용도가 높다"며 "현재 연구 성과에 대한 원천특허를 출원했으며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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