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KT 화재, 환풍기 전기적 발열이 원인…119 신고도 12분 걸려"
입력 2019-02-25 09:36  | 수정 2019-03-04 10:05

지난해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이 통신구 내 환풍기의 전기적 발열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어제(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권은희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소방재난본부(이하 소방본부)는 KT 아현지사 화재 보고서에서 주 통신구의 연결 통로인 인입통신구 내 환풍기 제어반에서 불길이 일었다고 추정했습니다.

제어반은 환풍기에 전류를 공급해주는 장치로 전류 차단기 등 각종 전선이 복잡하게 지나는 제어반 안에서 전기적 발열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소방본부의 분석입니다.

소방본부는 방화나 담뱃불 등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작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온도감지기나 자동소화기 등의 소방장비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길이 112m인 인입통신구는 500m 미만 소규모 통신구로 분류돼 자동으로 작동하는 확산 소화기 설치 대상이 아닙니다. 소방법상 온도감지기의 설치는 의무가 아닙니다.

건물 경비원이 화재경보를 듣고 119에 신고하는 데 12분이 걸린 점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KT 아현지사 건물에 부착된 '초동조치 및 조치사항'은 '현장 확인→초기진화→화재전파→소방시설작동→119신고'를 명시하고 있어 신고에 앞서 4단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소방본부는 경비원이 정해진 절차를 따랐지만 이 때문에 화재 신고가 늦어져 소방대 도착 전 통신구 내부의 연소가 확산했다며 화재 인지 후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방본부는 "건물의 인입통신구, 주 통신구 등 관리 편의상 구분을 하고 있지만 모두 유·무선 통신케이블을 수용하는 장소로 화재 발생 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며 "사고 발생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인식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11시 12분쯤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시내 일대에서 통신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불은 약 10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 26분쯤 완전히 진화됐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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