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이미자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후대에 전통가요 남겨지기를"
입력 2019-02-21 15:05 
데뷔 60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 사진|박세연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데뷔 60주년을 맞은 가수 이미자가 사라져가는 전통가요를 보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자는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60주년 기념 음반 및 신곡 발표회를 개최했다.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 올해 데뷔 60주년을 맞은 이미자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그 자체다. 이날 이미자는 "60년 동안 보람된 일도 많이 있었지만 힘들고 어렵고, 견디기 어려운 시대가 더 많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했다"고 운을 떼면서도 "1960년대 큰 사랑 받은 이유는 너무나 어려웠던 그 시대의 흐름에 노랫말이나 내 목소리가 맞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통가요 수호자로 살아오며 느낀 소회도 밝혔다. 이미자는 "나는 가장 바빴을 때나 가장 기뻐야 했을 때, 항상 뒤에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이미자의 노래는 질 낮은 노래다' '천박하다' '이미자의 노래는 상급 클래스 사람들이 듣기엔 창피하다' '당시 이미자의 노래는 술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며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라는 꼬리표가 나에게 참 소외감이었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서구풍의 발라드풍의 노래 부를 수 있는데, 나도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나는 주변이 없어서인지, 참아왔다. 견뎌왔다. 아마도 지금의 60년이 흐르고 난 지금에 와서는 내가 정말 잘 절제하면서 잘 지내왔구나, 잘 지탱해왔구나 하는 걸 갖고 자부심까지 갖고 있다"고 말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미자는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노래인생 60년 나의 노래 60곡' 타이틀의 기념 앨범을 발매한다. 총 3CD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이미자의 대표 음악을 엄선, 신곡과 옛 곡을 리마스터링한 앨범이다. 옛 곡을 다시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재 편곡해 소리의 질감을 더욱 높였고 리마스터링을 통해 더욱 정교하고 맑게 제작됐다.
이미자는 "앨범은 총 3장의 CD로 구성됐는데 CD1은 감사를 담은 주제곡으로, CD2는 '동백아가씨' 등 우리 전통가요라고 할 수 있는 것들로 묶었다. 그리고 CD3는 내 노래보다도 더 신경써서 녹음했다"며 말을 이었다.
이미자는 "우리는 시련과 한을 갖고 살아왔다. 어려운 시대에 우리의 가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이 있다. 그 노래로 나라 잃은 설움, 배고픔의 설움을 그 노래로, 우리 선배님들이 가요의 원조인 그 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위안 삼고 오던 시대였는데 그 시대의 곡들 그 고마운 곡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우리 강의 뿌리가 사라져가고 있다.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지금은 녹음해놔서 영구히 보존할 수 있기에 심혈을 기울여서 정말 많은 곡이 있지만 거기서 고르고 골라서 20곡을 마련했다"고 구성을 설명했다.
이미자는 "이뤄질 지 안 이뤄질 지 모르지만 부디 우리 후세에 이 곡들이 영원히 남겨져서 '이 때 가슴에 와닿는 이런 곡들이 있었구나' 할 수 있게, 우리 가요의 원조가 부디 후세들에게 영원히 남겨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는 이미자는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몇 수십년이 흘러도 우리 가요가 남겨지기를 원하는 마음"이라며 "이 CD 중 가장 신중히 생각해 고른 곡들이 CD3다"고 말했다.
후배 가수들에 대한 당부도 덧붙였다. 이미자는 "후배들을 위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가요의 뿌리가 사라져가지 않기 위해서는 가사나 노랫말을 (잘 전달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슬픔, 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전달랄 수 있는 게 가요인데, 요즘 서구풍의 음악은 가사 전달이 안 된다. 발음을 정확히 들을 수도 없다. 이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미자는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미자 노래 60주년' 타이틀의 콘서트를 진행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