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승차공유 논란'…불법과 혁신 사이
입력 2019-02-20 19:30  | 수정 2019-02-20 20:39
【 앵커멘트 】
'카카오 카풀'을 저지한 택시 업계는 최근 승합차 공유 서비스인 '타다'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업계와 정치권이 모인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노력에도 승차 공유 서비스는 계속 표류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함께 달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영수, 이상주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 】
▶ 스탠딩 : 서영수 / 기자
- "국회 앞에서 지난 11일 60대 택시 기사가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벌써 3번째인데요. 택시 기사들이 목숨까지 걸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30년 가까이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김기태 씨는 승차 공유 서비스의 등장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경제가 어려운 데다가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20% 정도가 지금 손님이 준 것 같고요."

기존 택시업만 해도 종사자 수가 30만 명에 가까워 포화 상태인데, 카풀이 허용되면 최대 세배 이상 늘어날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최저임금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열악한 현재 환경이 더 열악한 환경에 빠질 수 있습니다."

택시 수익이 떨어지다 보니 그동안 기사들에게 일종의 퇴직금 역할을 했던 택시면허 가격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노후대책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면허 값마저 폭락한다고 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당장의 수익도 떨어진 데다가, 미래 역시 막막하기만 한 상황은 기사들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기태 / 택시기사
- "저희들은 목숨을 걸고 막아내야죠. 제3, 4, 5의 분신이 안 나오라는 법이 없는…."

▶ 스탠딩 : 서영수 / 기자
- "택시 안에는 생계에 대한 간절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가득했습니다. 승차 공유는 결코 양보의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 스탠딩 : 이상주 / 기자
- "카풀은 멈췄고 논의는 중단됐습니다. 소비자들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승차 공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30대 김학영씨는 일주일에 1~2회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합니다.

▶ 인터뷰 : 김학영 / 경기도 야탑동
- "많은 사람들이 탈 때 이용하고 밤늦은 시간에 택시 잡기가 힘든 구간에서, (또) 조용히 편하게 가고 싶을 때 바로 배차가 된다는 점에서."

이 서비스는 출시 넉 달 만에 호출 건수가 200배 증가하며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고 있습니다.

11인승의 큰 공간과 청결, 안전운전 등 택시를 이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을 보완한 것이 좋은 반응을 받은 겁니다.

택시와 승차공유, 구사업과 신사업 입장이 대결구도로 흐르는 가운데 우리보다 앞서 진통을 겪었던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인터뷰 : 차두원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 "결국 소비자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는 모빌리티 수단이기 때문에 택시업계 같은 경우에는 사용자 관점에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상생방안이 중요한데 호주의 경우에는 우버 서비스 1건당 1달러의 택시 기금을 5년 동안 조성해서."

또, 일본에서는 운전자에게 요금 대신 기름값 등 실비를 주는 방식을, 핀란드에서는 택시 업계 요금 자율화 등으로 상생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달릴 수 있는 규칙, 꽉 막힌 논란을 해결하는 첫걸음입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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