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수소차 바람타고…효성 1조클럽 재도전
입력 2019-02-20 17:25  | 수정 2019-02-20 23:23
효성그룹주가 수소차 바람을 타고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문을 다시 한번 두드리고 있다. 정부의 수소차 육성 정책까지 나오면서 관련 업체인 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 이익이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끈한 배당 정책을 밝힌 지주사 효성을 포함해 그룹 상장사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악재 속에서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안정시킨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증권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주사 효성을 비롯해 자회사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효성화학 등 5개 상장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 예상치는 9283억원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효성 그룹주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추세여서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5개사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으면 회사 분할 전인 2016년(1조163억원) 이후 3년 만의 최대 실적이 된다.

효성은 작년 6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담당하는 지주회사 효성과 나머지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같은 해 7월 이들 신설회사 상장이 완료되고 이후 현물출자 및 유상증자가 진행됐다. 여기에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이 참여해 주식스왑(교환)이 이뤄지면서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주사 효성 지분을 54.72% 확보하고 지주사가 다시 자회사 4곳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는 지주사 체제가 완성됐다. 특히 지주사 효성에 대해 조 회장과 조 사장이 각각 21.94%, 21.42%로 비슷한 지분율을 가져갔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효성가 오너들은 '사익편취' 혐의로 검찰 수사 악재가 있었고 계열 분리라는 주가 리스크가 존재했는데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효성그룹주 실적과 주가에 불이 붙었다.
수소차 관련 소재를 생산하고 국내 충전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효성그룹 종목들에 대한 실적 전망이 올 들어 'V'자로 반등하는 이유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는 국내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에 따라 관련 업체들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첨단소재는 468억원을 투입해 전북 전주에 있는 탄소섬유 생산공장 능력을 연간 2000t에서 4000t으로 두 배 증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증설은 수소차 및 압축천연가스(CNG)차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탱크와 CNG 고압 용기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이 업체 영업이익은 1794억원으로 추정돼 작년(641억원)보다 17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은 2000년부터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사업에 참여해 압축 CNG 시스템과 수소가스 압축 시스템을 보급해왔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CNG 충전소 200곳 가운데 90곳, 수소충전소 28곳 가운데 12곳을 공급한 실적이 있다. 여기에 건설 부문 호조까지 겹쳐 올해 이 종목 영업이익 예상치는 1571억원으로 작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효성은 최근 주당 5000원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작년 말 기준 시가배당률이 8.4%에 달해 고배당주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여기에 연결 실적으로 잡히는 비상장 자회사 효성티앤에스와 효성굿스프링스 실적이 호조를 보여 올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다. 효성 주가는 올 들어 20일까지 41.4% 급등했다. 같은 기간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주가도 각각 18.4%, 14.3%, 12.3%씩 올랐다. 수소차 효과가 덜한 효성티앤씨 주가는 7.8% 하락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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