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230선 턱밑까지 회복했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13포인트(1.09%) 오른 2229.76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부터 오전 10시께까지 매도 물량을 늘리던 기관은 오전 11시부터 매수로 전환하며 외국인과 함께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장 막판 매도로 돌아서면서 2230선 회복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개인도 매도 물량을 늘리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시켰다.
설 명절 이후 코스피는 미·중 무역협상 진행 추이와 미국의 경기 하강 국면 진입 여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22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간밤에 뉴욕증시는 소매업체 월마트의 양호한 실적 발표,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한 연장 가능성 시사 발언 등이 혼재되며 강보합세로 마감됐다.
월마트는 작년 4분기 주당순이익 1.4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1.33달러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이에 주가가 2.2% 상승하며 장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경쟁업체 고객을 대폭 뺏어 왔거나, 미국인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워싱턴에서 다시 열리는 미·중 회담 소식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부터 차관급 실무 회담이 열리며, 오는 21~22일에는 류허 중국부총리가 미국을 찾아 고위급 회담을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과 협상에 진전이 있으며, 오는 3월 1일로 설정된 무역협상 마감 기한은 '매직 넘버'가 아니라며 연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낙관적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주요 주가지수가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지만, 이내 반락했다. 강제 기술 이전이나 중국의 산업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한 양측 이견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던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감이 완화되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다"며 "특히 월마트가 견고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바표하자 소비 위축 우려를 통해 제기되던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감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주요 업종은 대체로 상승세였다. 특히 화학이 2% 넘게 올랐다. 전기·전자, 철강·금속,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등도 1% 이상의 상승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업, 비금속광물, 의약품 등은 소폭 하락했다.
매매주체 별로는 외국인이 431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며 장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288억원과 34억원어치를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4165억원 매수 우위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현대차만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이 5.47%, SK하이닉스가 2.71%, 삼성전자가 2.07% 각각 상승했다. 이외 POSCO, 삼성물산, 한국전력, LG화학 등도 1% 이상 가격이 뛰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09개 종목이 상승했고, 408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64포인트(0.35%) 오른 750.69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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