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올해 전자투표가 좀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사업성과와 올해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다음달 본격 시행되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전자투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미래에셋대우가 주주총회 전자투표시스템 '플랫폼 V'를 개설하며 전자투표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대형 상장사로 전자투표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탁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한진칼도 전자투표 활용 여부를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의결권 행사 관련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예탁결제원에서 발행회사 대상 전자투표 업무 설명회를 개최했는데, 신청기업이 예상보다 늘어나면서 당초 1회 행사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눠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전자투표 관련 신규서비스 개발도 검토 중이다. 주총 성립이 어려운 회사가 사설 정보업체를 통해 위임장 집계서비스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탁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권사와 함께 위임장 권유대행업을 추진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투표와 전자투표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집계하는 서비스 등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예탁원은 전자투표 서비스에 따른 수수료를 책정해 받고 있으나 원가보전도 안 되는 상태이며, 공익적인 측면에서 수수료 할인 등 전자투표 진흥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전자증권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한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지난해 전자증권시스템 구축 사업에 착수한 이후 개발과 테스트 과정을 완료했다. 지난달에는 전자증권법시행령을 제정하며 법률적인 기반도 마련했다.
이 사장은 "다가오는 전자증권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하위법규 정비, 수수료 체계 개편 추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대국민 홍보 등을 통해 전자증권시대에 걸맞는 업무 환경과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예탁원은 ▲외화증권 결제수수료 인하 ▲LEI(법인식별기호) 사용 활성화 촉진 ▲예탁결제업무 블록체인 기술 적용 가능성 검토 등을 올해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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