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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규정 구체화…결정은 신중, 단 현재보다 엄격해질 듯
입력 2019-02-19 06:04  | 수정 2019-02-19 09:23
지난 11일 전지훈련 시드니 현지서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차우찬(사진) 등 LG 선수 일부에 대해 KBO가 엄중경고 징계를 내렸다. 구단은 벌금 제재를 받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 트윈스 일부 선수들의 카지노 출입은 단순 한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KBO리그에 오랜 시간 퍼져있는 어느 한 애매한 특정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오락이냐 도박이냐. 경계선이 모호한 도박장 및 게임장 출입에 대한 규정이 조만간 구체화 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상벌위를 열어 지난 11일 팀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시드니에서 휴일 카지노에 출입한 것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차우찬, 오지환, 임찬규, 심수창 등 LG 선수단에 엄중경고와 구단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KBO는 현재까지 알려진 사항으로 이들이 법적인 책임까지 져야 하지는 않지만 야구선수로서 품위손상에 대한 규약을 어겼기에 일종의 제재를 내린다고 했다. LG 구단은 즉각 겸허히 수용한다.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재는 무겁지 않다. 이는 예상된 결과다. 선수들이 도의적으로 야구팬들 공분을 일으킬만한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법적으로 크게 추궁하기는 어려웠기 때문. 상습성 등 도박행위로 간주되는 행위를 찾을 수도 없었다. 규약을 어긴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KBO가 월권행위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KBO는 고민을 거듭했다. 사안이 법 해석을 떠나 야구계에 큰 데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선수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도박행위 자체에 대해 불신하는 팬들 입장을 고려해야 했다.
결국 KBO가 꺼낸 든 카드는 규약 구체화다. 즉, LG 선수들에 대해 무리한 법해석을 할 게 아니라 도박에 관한 KBO리그의 인식을 보다 자세히 고치는 방법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KBO 상벌위는 카지노 및 각종 도박행위, 그리고 주로 일본에서 접할 수 있는 성인오락실 파친코 출입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와 토론을 진행했다.
결론은 미정이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 및 클린베이스볼센터장은 18일 통화에서 세세한 규칙에 대해서는 향후 구단 그리고 선수들 입장을 들어본 뒤 향후 확정할 예정”라고 밝혔다. 어떤 것이 도박이고 어떤 것이 놀이로 분류되는 지 아직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이기에 섣부른 결론보다는 야구계 전체생각을 들어보고 최종 결정을 짓겠다는 생각. 국내법과 실제 적용범위, 그리고 파친코를 넘어 인터넷 도박 등 논의가 생각 이상으로 방대하지자 KBO는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물론 KBO 입장에서는 일방통행보다 구단, 선수가 내용을 공감하게 해 보다 원활한 규정변화를 노리고자 한 측면도 있다. 이에 대한 결론은 스프링캠프가 끝나고 시즌시작이 임박한 3월 중순께가 될 예정이다.
차우찬과 오지환(사진) 등 LG 선수단이 초래한 카지노 출입이 야구계 전지훈련 풍경을 바꿔놓고 있는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단, 특히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파친코가 단순 오락으로 분류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O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일본 자국내에서 합법이고 시각에 따라 여가로 보는 경우가 있어 그간 부담 없이 출입이 이뤄졌지만 국내에서의 인식은 크게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야구계에서 도박에 대한 인식이 최악인 만큼 클린베이스볼을 요구하는 여론의 질타도 피하기 어렵다.
혹여 파친코가 오락문화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최소 활동기간(2월부터 11월) 만큼은 도박과 같이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 즉, 전지훈련 기간은 허용이 안 되는 것이다. KBO는 이처럼 어느 정도 윤곽을 그려놓은 채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견들을 청취해 수정보완 해 나갈 전망이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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