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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늦어지자…넷마블 `타격` 엔씨 `선방`
입력 2019-02-18 17:40  | 수정 2019-02-18 19:27
국내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가 잇달아 지연되면서 회사마다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게임 부진 등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는 등 신작 모멘텀이 절실한 곳들은 신작 공백의 장기화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탄탄한 기존 게임 인기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기업은 신작 모멘텀 부재에 대한 부담이 작게 나타났다.
넷마블은 18일 종가 11만9500원을 기록해 공모가(15만7000원)를 20% 넘게 밑돌았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이 2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2.6%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16.6% 감소한 2조212억원, 당기순이익은 40.4% 줄어든 2149억원을 올렸다. 작년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를 통해 공개됐던 신작 대다수가 출시가 지연된 데다, 작년 출시 게임들이 기대 이하 성과를 낸 결과다.
신작 지연에는 지난해부터 실시한 주 52시간 근무제 등 정부 정책과 중국 정부의 게임 허가증인 '판호' 발급 중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작 제작을 위해서는 대규모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이어졌다. 넷마블은 작년 4분기 기준 인건비가 1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간 판호 발급을 중단하다 지난해 12월에야 재개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내자 판호 심사를 재개하면서 외자 판호 발급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재개된다 해도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7년 코스닥 상장 후 급성장한 펄어비스 또한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던 신작 '프로젝트K'와 '프로젝트V' 출시가 내년으로 지연될 전망이다. 펄어비스는 5세대(5G) 이동통신, 클라우드, 크로스플레이 등 최신 통신 환경에 맞는 고퀄리티로 출시하기 위해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데, 엔진 완성 시점이 늦어지면서 이를 적용할 신작들도 지연되는 모양새다.
아울러 간판 게임 '검은사막' 하락세도 뚜렷하다. 모바일 버전 '검은사막M'의 일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 9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 경쟁작 출시로 4억원대로 축소됐다. '검은사막' 단일 라인업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9월 PC게임 '이브 온라인'으로 유명한 CCP게임즈 지분 100%를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작년 28만7100원까지 올랐던 펄어비스 주가는 1년간 34.5% 하락해 18일 종가 18만81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컴투스 등 일부 게임사는 신작 출시가 지연되더라도 부담이 작다. 기존 게임들의 인기 건재로 안정적 실적을 내거나, 게임 이외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실적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차기 기대작인 '리니지2M' 출시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당초 올해 2분기로 예상됐던 출시 시점이 3분기로 연기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인한 실적 전망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다만 리니지M 등 기존 게임들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어 리니지2M 일정이 구체화한다면 주가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이 아닌 간편결제서비스 '페이코' 성장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신작 공백을 대신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봤을 때 결제와 광고 사업 성장에 힘입어 비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19% 성장했다. 연간으로 봐도 매출액이 전년보다 94.9% 늘어난 8444억원을 기록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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